성인 여성 절반 이상이 데이트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의전화가 최근 만18세 이상 성인 여성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1017명 중 61%가 데이트폭력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경험한 데이트폭력 유형은 언어적, 정서적, 경제적, 신체적, 성적 통제·폭력 등 총 여섯 가지였다.
유형별로는 통제 피해를 경험한 비율이 62.6%로 가장 높았다. 성적 폭력 피해가 48.8%, 언어적·정서적·경제적 폭력 피해 45.9%, 신체적 폭력 피해가 18.5%로 뒤를 이었다. 또 여섯 가지 유형의 데이트폭력을 모두 경험했다고 답한 비율도 11.5%에 달했다.
데이트폭력이 처음 시작된 시기를 묻는 말에는 사귄 후 6개월 미만이라고 답한 여성이 59.9%로 관계 초기에 폭력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성적 폭력은 사귄 후 3개월 미만에 발생한 비율이 52.1%로 다른 유형의 폭력보다 발생 시기가 빨랐다.
통제 피해가 발생한 직후 머릿속에 드는 생각을 묻는 말에 응답자의 38.9%는 ‘폭력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 32.1%는 ‘나를 사랑한다고 느꼈다’고 말하기도 했다.
언어적·정서적·경제적 폭력 피해 이후에는 ‘헤어지고 싶었다’, ‘상대에 대해 화가 나고 분노가 치밀었다’는 생각이 각각 40.1%로 가장 높았다. 신체적 폭력 피해의 경우 ‘점점 무섭고 두려워졌다’는 답이 44.4%로 가장 높았다. 성적 폭력 피해 이후에는 ‘폭력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29.3%), ‘창피했다’(28.9%) 등의 답이 있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우리 사회에서 데이트폭력은 사소한 사랑싸움 정도로 취급된다”며 “이 때문에 데이트폭력 피해자는 폭력을 인지하더라도 주변에 도움을 청하는 등 대응을 주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트 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성평등·인권감수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교육 및 활동이 활발히 전개되어야 인식이 개선될 것”이라고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