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총리를 지낸 안토니우 구테헤스(67)가 내년 1월 임기를 시작하는 유엔의 새 사무총장으로 확정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6차 비공개 예비투표(straw poll)를 하고 구테헤스를 반기문 사무총장을 이을 제9대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유엔총회에 추천하기로 합의했다.

안보리 10월 의장국인 러시아의 비탈리 추르킨 유엔대사는 투표 후 기자들에게 “오늘 6차 투표 후 우리는 뚜렷한 선호 후보를 정했다. 그의 이름은 안토니우 구테헤스”라고 발표했다.

구테헤스는 1949년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국영 전기회사 직원의 아들로 태어났다. 리스본대 산하 고등기술연구소(IST)에서 물리학과 전기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대학 시절 빈민가에서 봉사 활동을 한 그는 1974년 사회당에 입당하며 정치인으로 변신했고, 포르투갈의 50년 군부독재를 끝낸 ‘카네이션 혁명’ 후의 사회당에서 핵심 멤버로 활동했다. 1976년 초선 의원이 됐으며, 1992년 사회당 당 대표에 올랐다. 1995년 총선에서 사회당이 승리하면서 포르투갈 총리에 취임했다가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2002년 사임했다.

구테헤스는 국제무대에선 ‘난민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2005∼2015년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대표를 지냈다.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지를 탈출한 난민들이 먼저 도착하는 터키와 요르단이 선진국으로부터 더 많은 지원을 받지 않는다면 수백만 명의 난민이 유럽으로 향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2013년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탈북자들이 북한에 강제 송환돼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반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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