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과 더불어 사는 법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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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즈비언 여성의 미묘한 심리를 섬세하게 그린

<젊은날의 중얼거림>. (106분, 1997)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양성애자), 트랜스젠더(성전환자) 등 성적 소

수자(이반)의 삶과 가치를 생각하고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세계를 조망하

려는 대안적 성격의 ‘퀴어영화제’가 9월 1일부터 열흘간 개최된다. 98년

에 이어 두 번째 개최되는 것으로 아트선재센터와 애니메이션센터 두 곳에

서 상영된다.

퀴어영화제가 처음 열릴 당시만 해도 우려와 회의의 목소리가 높았다. 특

히 그 무렵 동성애 관련 영화에 대한 공연윤리심의위원회의 간섭이 심해 영

화제가 무산될 뻔했다. 그러나 동성애자들은 반동성애자적인 관련법 개정을

이끌어내며 가까스로 영화제를 추진했고, 예상 밖으로 객석점유율 80%, 유

료관객 1만여 명을 동원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올해는 적으나마 한국영화진

흥위원회의 공식 후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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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즈비언 영화의 수작으로 꼽히는 프랑스의

스테판 귀스티의 <나는 어때?>. (94분. 1999)

본프로그램은 최근 퀴어 영화의 새로운 흐름을 살펴보는 ‘동성 소년들

극장에 가다’·‘동성 소녀들 극장에 가다’, 레즈비언, 게이, 트랜스젠더

다큐멘터리를 상영하는 ‘퀴어베리테’와 단편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특

집 프로그램으로는 ‘혁명적 변태, 카메라를 든 전사:로자 폰 프라운하임에

게 바친다’, ‘똘레랑스 가이-프랑스 퀴어시네마의 표정들’, ‘독립 레즈

비언·게이 영화운동과의 만남’, ‘쌀의 여왕/감자의 여왕-아시아인으로서

게이 필름을 찍는다는 것’, ‘퀴어마을 청년들-영국 브리티시 TV의 게이

청춘드라마’ 등이 마련돼 있다.

상영작 중 미국의 로라 플롯킨이 제작한 <나는 어때 Why not me?>는

레즈비언 영화 가운데 최고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또 대만의 린 청성

감독의 <젊은 날의 중얼거림>은 레즈비언 여성의 미묘한 감정변화를 섬세

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꼽힌다. 앤 휠러 감독의 <초콜릿보다 좋아>, 노르웨

이 칼 조겐 키오닉 감독의 <목마른 자들에게 축복을> 등도 놓치지 아까운

레즈비언 영화들. 퀴어베리테의 <더 브랜든 티나 스토리, 수잔 무스카 박사

>라는 다큐멘터리는 남장 여자의 비극적 삶을 그린 영화 <소년은 울지 않

는다>의 바탕이 된 작품이기도 하다.

한편 국내 단편 중 <조용한 가족>의 김지운 감독이 만든 <커밍아웃>도

눈여겨볼 만하다. 레즈비언 혹은 동성애자를 ‘흡혈귀’에 비유해온 것은

오래된 습관이다. 타인에게 상처를 입히고 한번 피를 빨리면 역시 흡혈의

욕망을 참지 못하게 되는 드라큐라의 부정적 이미지를 사회적으로 위험한

동성애자에게 덮어씌운 것이다. 영화는 이 드라큐라 신화를 소재로 했다. 그

러나 흡혈인간을 소재를 삼았지만 흡혈이 전염되지 않고 상대방에게 쾌락을

주는 설정을 통해 그 전통을 전복시킨다.(www.cine4M.com에서 볼 수 있

음)

올해는 특히 성적 소수자를 대표한다고 여겨지거나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

기도 했던 게이 중심의 성격에서 벗어나 레즈비언이나 양성애자, 성전환자,

청소년 이반 등 이성애 사회와 성적 소수자 사회에서 이중으로 소외받아온

그룹들이 자신들의 불만을 토로하고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마련했다. 2일 트랜스젠더의 날, 7일 이반의 친구들의 날, 8일 게이의 날,

9일 청소년 이반의 날, 10일 레즈비언의 날에는 각각 영화상영 외에도 토크

쇼, 공연, 일일 콜라텍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02)2237-5629 http://www.sqff.or.kr

[최이 부자 기자 bjchoi@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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