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31일 임기를 마치는 반기문 UN 사무총장 ⓒ뉴시스·여성신문
오는 12월 31일 임기를 마치는 반기문 UN 사무총장 ⓒ뉴시스·여성신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20일(현지시간) 자신의 임기 마지막 유엔총회 개막연설을 마쳤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나는 나 자신을 페미니스트로 부르는 게 자랑스럽다”라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반 총장은 이날 오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1차 유엔총회 회원국 정상회의 개막연설에서 자신의 임기 중 유엔여성기구(UN Women)가 설립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처럼 말했다. 

반 총장은 북한의 핵실험이 지역 및 세계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며 “북한 지도자들이 태도를 바꿔 그들의 책무를 다할 것을 촉구”했다. 

반 총장은 5년째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 내전 관련 당사국들도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는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양측의 뒤에 있는 “강력한 후원자들(powerful patrons)이 자신들의 손에 피를 묻히고 있다”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분들은 시리아 내전에서 벌어지고 있는 잔학한 행위를 무시하고, 조장하고, 돈을 대고, 동참하며, 심지어 이러한 일을 계획하거나 실행한 국가를 대표하는 분들”이라며 “전쟁 기계에 동력을 공급하고 있다(feeding the war machine)”고 성토했다.

이어 반 총장은 “많은 그룹들이 무고한 시민들을 살해했는데, 그중 시리아 정부가 가장 많은 살해를 저질렀다. (시리아 정부는) 이웃을 폭격하고, 수천 명의 억류자들을 조직적으로 고문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반 총장은 현재 부족 간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 남수단의 지도자들도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우리는 너무나 많은 지역에서 지도자들이 헌법을 다시 쓰고, 선거 결과를 조작하는 등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발악적인 행보(desperate step)를 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자신의 임기 10년 동안 전 세계를 덮은 휴대전화의 보급과 함께 ‘민중의 힘(people power)’이 상승했음을 언급했다. 민중의 힘으로 미얀마와 스리랑카 등지에서 정권교체가 이루어졌고, 콜롬비아에서는 반세기 만에 정부군과 좌익반군 간 평화협정이 체결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 총장은 여전히 국제 평화를 위협하는 문제들이 남아 있으며, 전 세계가 이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멘, 리비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아프리카 사하라 남부의 사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등 “심각한 안보 위협(grave security threats)” 지역을 거론하며 “이들 지역에서 일어나는 분쟁이 해결될 전망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오는 12월 31일로 자신의 임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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