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한 SAP DCC 센터장

‘디자인씽킹’ 정착 위해선

수직적 조직 문화 벗어나

유연하고 수평적인 문화 필요

공감하고 문제 찾는 과정 중요

 

크리스토퍼 한 SAP코리아 앱하우스 센터장은 “디자인 싱킹은 개념만 안다고 실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팀원들이 직접 체험해봐야 체화된다”고 말했다. ⓒ이정실 사진기자
크리스토퍼 한 SAP코리아 앱하우스 센터장은 “디자인 싱킹은 개념만 안다고 실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팀원들이 직접 체험해봐야 체화된다”고 말했다. ⓒ이정실 사진기자

“디자인씽킹의 핵심은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정의하는 첫 단계입니다. 해법을 찾기 위해선 문제가 무엇인지부터 찾아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고객이나 사용자 관점에 공감해야 진짜 문제를 발견할 수 있고 좋은 해법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한국에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 디자인적 사고)’의 씨앗을 뿌리고 있는 SAP 크리스토퍼 한(46 사진) DCC(Design & Co-Innovation Center) 센터장의 말이다. SAP는 세계적인 기업용 소프트웨어(SW)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며 앱하우스는 디자인씽킹을 전파하는 거점이라고 할 수 있다. 독일 하이델베르그와 미국 실리콘밸리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경기도 판교에 문을 열었다.

디자인씽킹은 사람 중심으로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혁신을 이끌어내는 방법론이라 할 수 있다. SAP를 비롯해 구글, 제네럴일렉트릭(GE), P&G 등 글로벌 기업들은 적극 디자인씽킹을 활용해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 혁신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 태어나 7살 때 미국으로 이민간 한 센터장은 스탠포드대학교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디자인씽킹을 접했다. 그는 현재 사용자 경험(UX) 디자이너와 디자인씽킹 전문가 10여명과 함께 DCC를 이끌고 있다. 오는 9월 2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리는 ‘제2회 아태W 위기경영포럼’의 조직위원이기도 하다.

한 센터장은 디자인씽킹에 대해 “사람 중심의 혁신을 촉진시키는 프로세스”라고 설명했다. 그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기업은 좀 더 빠르게 혁신을 이끌어내야 한다. 혁신을 가속화하게 돕는 것이 바로 디자인씽킹”이라고 말했다.

디자인씽킹은 제품 외형을 디자인하는 미학적 접근이 아니라 대중의 잠재적 욕구를 파악하고 이를 제품 및 서비스에 적용하는 혁신을 위한 방법론이다. ‘공감-문제정의-아이디어도출-프로토타입-검증’의 5단계를 거친다. 하소 플래트너 SAP 공동창업자 겸 경영감독위원회 의장이 3500만 블을 기부해 설립된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디스쿨(D.School)에서 체계화돼 산업계로 퍼졌다.

 

크리스토퍼 한 SAP코리아 앱하우스 센터장이 앱하우스 메이커룸에서 공간을 설명하고 있다. ⓒ이정실 사진기자
크리스토퍼 한 SAP코리아 앱하우스 센터장이 앱하우스 메이커룸에서 공간을 설명하고 있다. ⓒ이정실 사진기자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 설립된 앱하우스는 지난 2014년 박근혜 대통령과 플래트너 의장 면담에서 논의됐다. 이후 1년 반의 준비 끝에 지난 7월 개소한 앱하우스는 스타트업, 기업과 정부 등에 디자인씽킹 개념을 가르치고 함께 혁신하는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1120㎡ 규모의 앱하우스는 마치 가로수길에 있는 카페 같은 멋진 인테리어의 오픈 키친과 다양한 형태의 워크숍 공간, 회의실, 메이커룸, 휴식공간 등으로 구성된다. 해먹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안락의자에서 일하는 사람들로 자유로운 앱하우스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다. 

한 센터장은 “최근 많은 국내외 기업들이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디자인씽킹을 도입하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의 문화가 중요하고 디자인씽킹이 더 나은 조직 문화가 되게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디자인씽킹을 통해 효과적 혁신을 하기 위해서는 일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한 센터장은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조직 문화에서 벗어나 수평적이고 유연한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디자인씽킹은 빠르고 저렴한 시행착오를 반복하게 하는데, 이는 값비싼 실패를 피하고 빨리 배울 수 있게 한다”면서 “이런 방식으로 일하는 것을 지지하려면 재도전을 응원하는 조직 문화, 특히 리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DCC는 기업과 정부, 학생들에게 디자인씽킹을 가르치고 함께 혁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대한민국의 혁신문화 양성에 일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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