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국·독일… 대세는 여군 비중 확대
미국·영국·독일… 대세는 여군 비중 확대
  • 독고순 한국국방연구원 인력정책연구실장
  • 승인 2016.09.01 12:55
  • 수정 2017-07-15 2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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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보직 여성에 개방

전투병과 비중은 낮아

 

국군 체육부대 메인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개회식에 참가한 미국 여군. ⓒ뉴시스ㆍ여성신문
국군 체육부대 메인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개회식에 참가한 미국 여군. ⓒ뉴시스ㆍ여성신문

한국은 최근 여군 1만명 시대를 맞이했다. 극히 일부 병과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병과에서 여성에 대한 제한이 사라졌고, 입직 통로도 학사장교, 사관학교, ROTC, 3사관학교 등 모두 개방됐다. 또 국방개혁에 규정된 2020년 여군인력 확대 목표(장교 7%, 부사관 5%)는 조기에 달성되고 있다. 장교는 2015년 이미 목표를 달성했으며, 부사관은 2017년 곧 목표에 도달할 예정이다.

1990년 여군을 하나의 병과로 관리하던 여군병과가 폐지되고 군에서의 여성 통합을 실현하기 시작한 이래,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었다. 이제 여군인력 확대와 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중장기적 정책 방안을 수립해야 할 단계다.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선진국의 여군 활용도 본격화됐다. 각 나라의 역사와 환경에 따라 조금씩 다른 그러나 비슷한 고민을 하며 여군 활용이 확대·발전되고 있다. 당연히 선두에 미국이 있다. 미국은 여군이 24만명 정도로 전체 군 인력의 약 15%를 차지해 양적 측면에서도 우월하지만, 직위 개방에서도 압도적이다.

특히 작년 말, 미 국방장관은 예외 없이 모든 보직을 여성에게 개방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고, 1월에는 다이애나 홀랜드 준장을 육사의 첫 여성 생도대장으로, 3월에는 로리 로빈슨 공군대장을 북부사령관에, 4월에는 신디 젭 대령을 육사의 첫 여성학장에 지명함으로써 군에서의 여성 통합을 실질적으로 진척시켜 나가고 있다.

 

손 흔드는 폴란드 여군. ⓒ뉴시스ㆍ여성신문
손 흔드는 폴란드 여군. ⓒ뉴시스ㆍ여성신문

다른 선진국의 경우에도 여군의 비중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영국은 여군이 1만6000명으로 10% 수준이며, 독일은 1만9000명으로 10% 수준, 프랑스는 3만2000명으로 미국과 유사하게 15%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여성 징병제를 실시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경우는 5만8000명으로 약 33% 수준이다. 전체 병력에서 차지하는 여군의 비중 측면에서 이들 국가는 모두 우리보다 훨씬 앞서가고 있다.

모든 여성 정책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군에 있어서는 남녀 모두에게 평등한 기회 구조를 확보해 주는 일과 모성을 보호하는 일이 때로 상충적인 것으로 보인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여성은 접적 부대나 특수전, 잠수 분야 등 직접적 전투와 관련된 분야에는 일반적으로 배제됐고, 최근에야 제한을 풀기 위해 여러 실험과 논의들이 진행 중이다.

영국은 지금까지 현장에서 전투를 수행하는 육군 보병과 기갑부대에는 여군의 지원을 허용하지 않다가, 최근 수상의 지시에 따라 올해 가을부터 육군 보병과 기갑부대에서 여군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다. 독일과 프랑스도 2000년대 들어 모든 보직과 병과가 여군에 개방됐으나, 현재도 과반이 의무군에 소속되는 등 전투병과 비중이 매우 낮다.

이스라엘의 경우에도 1994년 병역법 개정 요구 소송 이후 전체 직위의 92%까지 여군 복무가 가능하도록 확대됐으나 현재는 85% 수준으로 재조정됐다. 그러나 이들 나라 모두 병과와 직위에 대한 제한을 풀고 실질적 통합을 이뤄가기 위한 논의와 노력은 진행 중이다.

우리 군에서도 장기적으로 일정 규모까지 여군인력을 더욱 확대하고 활용의 내적 충실성을 제고하기 위해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우선 여군 역할의 실질적 확대를 위한 보직과 인사관리 개선이 요구된다. 모든 병과가 개방됐으나, 여군 활용을 제한한 규정이 너무 포괄적이어서 실질적으로 여군의 역할을 제한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스웨덴 여군. ⓒ뉴시스ㆍ여성신문
스웨덴 여군. ⓒ뉴시스ㆍ여성신문

많은 직위가 필수직위가 아닌 선택 직위로 지정돼 경력을 쌓을 기회가 제한되고 이는 차기 보직과 계급에서의 역할 수행도 제한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초급 직위에서부터 보다 적극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회 확보가 중요하다.

또 하나는 일 가정 양립 정책의 발전이다. 특히 임신 여군의 관리나 육아 휴직은 이들이 특정 계급에 몰려 있고, 전국의 부대나 병과로 분산돼 있기 때문에 조직 운영상의 어려움을 주고 있다. 물론 개인적으로도 일 가정 양립의 어려움은 군을 이탈하는 주요 요인이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탄력근무, 임신부의 모성보호시간, 1년 미만 유아를 가진 여군의 육아시간 등, 정부정책을 수용해 국방 일·가정양립지원제도운영훈령을 마련하고, 대체인력 확보를 위한 제도도 마련 중이다.

 

캐나다 여군. ⓒ뉴시스ㆍ여성신문
캐나다 여군. ⓒ뉴시스ㆍ여성신문

그러나 여군 역할의 확대와 일·가정 양립의 두 과제는 개인적 노력이나 제도만으로 극복될 수 있는 사항은 아니고, 조직과 사회, 국가 차원의 지원이 없이는 극복이 어려운 사항이다. 조직 성원의 이해와 수용이 높아져야 하고, 조직과 국가 차원의 꼼꼼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며, 사회 전체적으로 일과 가정을 바라보는 시선과 문화가 바뀌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여군과 여성의 안보 참여 논의는 지속될 것이다. 저출산의 영향으로 군이 인력획득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많은 나라에서 모병의 활성화 차원이든, 병역 의무의 부과 차원이든 여성을 대안으로 고려하는 논의들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미 하원 군사위원회가 모든 전투병과가 여성에게 개방되는 대로 18~26세 여성도 징병 대상에 등록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국방예산법 수정안을 통과시켰고, 노르웨이는 올해 여성 징병제를 실시했으며, 스웨덴 또한 여성 징병제도의 재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우리도 군에서의 여성 통합을 실질적으로 진전시켜 나감과 동시에, 안보에 있어 여성의 역할에 대한 확대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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