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수제 케이크 브랜드 ‘도레도레’의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 뒤늦게 ‘여성의 성적 대상화’ 논란이 일자 8월 31일 이 인스타그램 계정은 삭제됐다. ⓒ도레도레 케이크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해 11월 수제 케이크 브랜드 ‘도레도레’의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 뒤늦게 ‘여성의 성적 대상화’ 논란이 일자 8월 31일 이 인스타그램 계정은 삭제됐다. ⓒ도레도레 케이크 인스타그램 캡처

도레도레, 인스타그램에 올린 ‘로리타 논란’ 화보 뒤늦게 파문

“주 고객이 여성인데...젠더감수성 부족” 비판에 공식 사과

“저희의 짧은 생각으로 의도치 않게 물의 빚어...앞으로 신중하겠다”

지난달 31일, 수제 케이크 브랜드 ‘도레도레’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은 갑자기 삭제됐다. 지난해 11월 4일 이 계정에 올라온 사진이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했다’는 비판이 최근 일면서 나온 조처다. 

문제의 사진엔 앳된 외모의 여성과 이 브랜드의 유명 케이크 제품이 함께 담겼다. 사진 속 여성은 야릇한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케이크의 하얀 크림이 잔뜩 묻은 여성의 손만을 찍은 사진도 있었다. “색감이며 사진이 너무 예뻐요!”라는 문구도 함께 달렸다. 여성의 성적 대상화·여성혐오가 꾸준히 사회 이슈로 조명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수위의 마케팅이다. 

이 사진은 ‘미소녀 전문 사진작가’로 유명한 ‘로타’(Rotta, 최원석)의 작품이다. 최근 사진집 ‘걸스’, ‘순수’ 등을 발표하고, 설리·윤태진 등 여러 스타와도 작업해 주목을 받은 작가다. 

하지만 로타 작가의 사진이 “로리타(소아성애)” “남성의 시각에서 여성을 성적 대상화”한다는 비판도 거세다. 누리꾼들은 대중의 감수성을 발 빠르게 파악해야 할 디저트 전문 브랜드가, 여성의 성적 대상화 논란이 불거진 사진을 마케팅에 활용했다는 데 반발했다. 이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면서 “케이크가 아니라 무해하고 섹시한 소녀를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춘 사진 같아서 역겹다” “주 고객층인 여성에 대한 고려가 없는 것 같다. 앞으로 불매할 계획” 등의 반응도 나왔다. 

 

1일 ‘도레도레’의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과문 ⓒ도레도레 케이크 인스타그램 캡처
1일 ‘도레도레’의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과문 ⓒ도레도레 케이크 인스타그램 캡처

도레도레 측은 1일 다시 인스타그램 계정을 복구하고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해당 사진으로 불편함을 느끼신 많은 분들에게 깊이 사과드린다”며 “해당 사진은 사진작가 ‘로타’가 도레도레 제품을 개인적으로 구매해 촬영한 것이지만, 저희의 짧은 생각으로 도레도레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해당 사진을 업로드하여 의도치 않게 물의를 빚게 되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도레도레는 이번 일을 계기로 고객님들과의 대화에 더욱 신중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도레도레 마케팅 담당자는 “사진 속 ‘무지개 케이크’는 누구나 좋아하고, 보는 것만으로도 따뜻함을 주고자 개발한 메뉴다. 이러한 취지를 살려서 앞으로 무료 급식 운영, 기독교 단체와 함께하는 장애인 생일 파티 등 사회 공헌 활동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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