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아테네 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 유승민(34·삼성생명 코치)이 역대 두 번째로 한국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뽑혔다.
19일(한국시간) IOC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선수촌 내 프레스센터에서 선수위원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투표 결과 유승민은 IOC 선수위원 4명을 선출하는데 도전한 23명의 후보자 가운데 2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유승민은 2008년에 당선된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문대성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로 IOC 선수위원이 됐다.
투표는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1만 1235명의 전체 선수를 대상으로 7월 24일~8월 17일까지 진행됐다. 총 5815명이 투표에 참가했고, 유승민은 독일의 브리타 하이데만(1603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544표를 얻었다. 3위는 헝가리의 다니엘 지우리타, 4위는 러시아의 옐레나 이신바예바가 차지했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IOC 위원으로 삼성 이건희 회장과 문대성이 있지만 이 회장은 건강 악화로 IOC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고, 문대성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직무가 정지됐다. 사실상 유승민이 한국의 유일한 IOC 위원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유승민은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가 약점으로 꼽혔지만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자신의 장점을 어필하는데 집중했다. 유승민은 선거활동 기간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발로 뛰며 선수들에게 직접 인사를 건네고 자신을 알렸다.
당선 직후 유승민은 프레스센터에 마련된 대한체육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대표로 나와서 어설프게 선거운동을 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선거기간 하루가 정말 길게 느껴졌고 외로웠다. 외로운 싸움에서 승리해 조금 울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수로 뛰었던 25년은 나 자신을 위한 기간이었다면 지금부터는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유승민은 오는 22일 한국 선수단 본진과 함께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