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태영호 공사가 가족들과 함께 이달 초께 잠적한 후 최근 한국으로 망명했다고 통일부가 17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2015년 11월 7일 영국 도미니온 사우스홀에서 열린 10월 혁명 98주년 기념식에서 2차대전 승리를 기념하는 러시아 군가 ‘성스러운 전쟁’을 부르는 모습. ⓒ유투브 캡처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태영호 공사가 가족들과 함께 이달 초께 잠적한 후 최근 한국으로 망명했다고 통일부가 17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2015년 11월 7일 영국 도미니온 사우스홀에서 열린 10월 혁명 98주년 기념식에서 2차대전 승리를 기념하는 러시아 군가 ‘성스러운 전쟁’을 부르는 모습. ⓒ유투브 캡처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태영호(55·가명 태용호) 공사가 부인, 자녀와 함께 대한민국에 입국했다”며 “이들은 현재 정부의 보호 하에 있으며 유관기관은 통상적 절차에 따라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 공사는 지금까지 탈북한 북한 외교관 가운데 최고위급이다.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현학봉 대사에 이은 서열 2위에 해당된다.

정 대변인은 탈북 동기에 대해 “태 공사는 김정은 체제에 대한 염증,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동경, 자녀와의 장래 문제 등이라고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태 공사의 귀순은 북한의 핵심계층 사이에서 김정은 체제에 대해 ‘더 이상 희망이 없다, 북한 체제가 이미 한계에 이르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지배계층의 내부결속이 약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 대변인은 태 공사가 한국이 아닌 제3국에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보도된 데 대해 “상세한 탈북과 입국 경로는 관련 해당국과의 외교 문제로 상세히 밝힐 수 없다”며 양해를 구했다. 자녀 문제와 탈북 경로 역시 공개하지 않았다.

정 대변인은 “태 공사가 지난 4월 탈북한 북한 식당 종업원 13명과 비슷한 절차를 밟게 된다”며 “관계기관 조사를 마친 후 유관기관과 협의를 거쳐 관계 법령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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