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 2개 종목 첫 참가부터 2012년 ‘성평등 올림픽’까지

육상 루돌프, 체조 라티니나, 카누 피셔 등 여성 올림픽 영웅들

 

리우올림픽에서 최고의 여성 스포츠 스타로 떠오른 미국의 체조선수 시몬 바일스. 흑인이라는 편견을 딛고 금메달 4관왕에 올랐다. ⓒolympic.org
리우올림픽에서 최고의 여성 스포츠 스타로 떠오른 미국의 체조선수 시몬 바일스. 흑인이라는 편견을 딛고 금메달 4관왕에 올랐다. ⓒolympic.org

전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인 제31회 리우올림픽이 22일(한국시간) 폐막한다.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에 의해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처음 시작된 근대올림픽에 여성이 처음 출전한 것은 1900년 제2회 파리 올림픽부터로 골프, 테니스 종목에 22명의 여성 선수가 참가한 것이 시작이다. 1991년 올림픽에 신설되는 종목은 남녀 부문이 모두 존재해야 한다는 규정이 생겼다. 이때까지 여성에 대한 올림픽의 장벽은 높았고 개방은 느리게 이뤄졌다.

미국의 페미니스트 잡지 ‘미즈’의 미즈블로그는 리우올림픽을 맞아 여성에게 의미 있던 근대 올림픽의 역사적 순간 10가지를 선정, 소개했다.

여성의 올림픽 첫 참가 이후 수영 종목도 개방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뤄지면서 1912년 제6회 스톡홀름올림픽에서 여성의 수영 종목 참가가 처음으로 허용됐다. 여성 육상이 시작된 것은 훨씬 뒤인 1928년 제9회 암스테르담올림픽부터로 미국의 16세 소녀 베티 로빈슨이 첫 여성 육상 금메달리스트의 영예를 안았다. 로빈슨은 1931년 비행기 사고로 큰 부상을 입고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으나 기적적으로 회복한 후 1936년 제11회 베를린올림픽에 계주팀으로 참가해 다시 한 번 금메달을 획득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2차 세계대전으로 두 번의 대회가 취소된 후 12년 만에 다시 열린 1948년 제14회 런던올림픽은 우리에겐 태극기를 앞세운 첫 참가 대회로 의미가 있지만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개념이 소개된 대회이기도 하다. 1948년 런던의 스토크맨더빌병원 국립척추장애센터 소장인 루드비히 구트만 박사가 하반신 장애인을 모아 ‘스토크맨더빌 게임즈’라는 이름의 휠체어 경기 대회를 개최한 것이 시초가 돼 1960년 제17회 로마올림픽부터 올림픽이 끝난 후 같은 곳에서 바로 장애인올림픽이 열리게 됐다.

 

여성, 흑인, 장애라는 3중의 편견을 뚫고 육상 3관왕에 올랐던 ‘토네이도’ 윌마 루돌프. ⓒolympic.org
여성, 흑인, 장애라는 3중의 편견을 뚫고 육상 3관왕에 올랐던 ‘토네이도’ 윌마 루돌프. ⓒolympic.org

런던올림픽은 윌마 루돌프라는 여성 육상 스타를 배출하기도 했다. 어린 시절 소아마비를 극복하고 여자 100m, 200m, 400m 계주 등 3개 부문에서 우승하며 미국 최초의 여성 3관왕에 오른 그는 여성과 흑인, 장애라는 3중의 편견을 뚫고 올림픽 영웅이 됐다.

1964년 제18회 도쿄올림픽에서는 라리사 라티니나라는 새로운 스포츠 영웅이 탄생했다. 구소련 체조선수였던 라티니나는 이 대회에서 금 2개, 은 2개, 동 2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총 18개의 올림픽 메달 획득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미국의 수영 선수인 마이클 펠프스에 이어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메달로 남아있다.

 

올림픽 역사상 메달 수 2위, 여성 1위에 빛나는 체초 선수 라리사 라티니나. ⓒolympic.org
올림픽 역사상 메달 수 2위, 여성 1위에 빛나는 체초 선수 라리사 라티니나. ⓒolympic.org

반쪽짜리 대회로 치러진 1980년 제22회 모스크바올림픽은 ‘카누 여왕’ 비르기트 피셔를 배출했다. 구동독 출신의 피셔는 이 대회에서 18세의 나이로 카누 부문 최연소 금메달을 획득한 것을 비롯해 2004년 제28회 아테네 올림픽까지 동독이 불참한 1984년 LA올림픽을 제외하곤 모두 정상에 오르며 금메달 8개 등 총 12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그는 카누 부문 최연소·최고령 금메달, 최다 메달 역대 8위, 최초의 6개 올림픽 여성 금메달리스트 등 다수의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1992년 제25회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지지 페르난데즈는 테니스 복식 금메달을 차지하며 조국 푸에르토리코에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겨줌과 동시에 최초의 레즈비언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2000년 제27회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여자 역도 부문이 신설되며 인도의 카르남 말레스와리가 첫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그는 올림픽 여자 역도의 역사를 썼을 뿐만 아니라 조국 인도의 첫 여성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기록을 아직까지 유지하고 있다.

여성이 올림픽에 참가한지 한 세기가 지난 2012년, 제30회 런던올림픽에서 처음으로 모든 참가국 전 종목에 여성 선수가 출전하는 기록을 세우게 됐고 런던올림픽은 ‘성평등올림픽’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이어서 여성 역대 최다 참가라는 기록을 세운 이번 올림픽까지 여성 스포츠의 역사는 현재 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