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용역업체 청소노동자 파업을 응원하기 위해 경남 창원의 대학생들이 김포공항을 방문했다.
김포공항 용역업체 청소노동자 파업을 응원하기 위해 경남 창원의 대학생들이 김포공항을 방문했다.

김포공항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을 응원하기 대기실에 찾아온 대학생들을 용역업체 책임자가 무단침입자로 몰며 화를 내고 법적 처분을 운운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4일 오후 3시경 김포공항 청소용역업체 소속 노동자 10여명은 공항의 구석진 건물에 있는 대기실에서 점심식사 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 대기실에 일면식 없는 젊은 남녀 9명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청소노동자들은 경고파업 중인 그들을 대신해 공항공사가 고용한 알바생들이 온 줄 알고 당황했지만, 알고 보니 자신들을 응원하기 위해 온 학생들이었다.

창원에서 왔다고 밝힌 대학생들은 “파업한다는 기사를 우연히 읽고 응원하고 싶어 찾아왔다”며 “상주에 들렀다가 광복절 행사 참가하러 서울에 온 김에 들렀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큰 종이에 쓴 손편지 여러장과 함께 대용량 커피믹스를 선물했다.

4장의 손편지에는 ‘김포공항 청소노동자의 파업을 경남지역 대학생이 지지합니다. 자본은 시간이 지날수록 악랄하고 양심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어머님들의 투쟁으로 노동의 해방, 여성의 해방이 눈앞으로 오리라 믿습니다. 사랑합니다! 지지합니다! - 예비 여성노동자’라는 내용 등이 담겨있다.

 

경남 창원의 대학생들이 김포공항 용역업체 청소노동자들에게 선물한 손편지
경남 창원의 대학생들이 김포공항 용역업체 청소노동자들에게 선물한 손편지

청소노동자들은 멀리서 온 귀한 손님들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으로 별 생각 없이 10여 분 간 얘기를 나눈 후 학생들의 요청대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학생들이 짧은 만남 후 대기실을 떠나려고 채비를 하던 그 순간 갑자기 용역업체 본부장이 들어왔다.

본부장은 처음 보는 이들에게 인사는커녕 누구냐고 묻지도 않았다. 다짜고짜 “문에 외부인 출입금지라고 붙여놨는데 어떻게 들어온 거냐”며 불같이 화를 냈다. 또 “무단침입을 했으니 법적 처분을 하겠다”고 겁박했다.

그러자 학생들이 본부장에게 “해도 너무 하신다”, “놀랍다”고 혀를 내두르며 휴게실에서 나갔고 본부장도 이들을 따라 건물 밖으로 사라졌다.

그 자리에 있었던 청소노동자는 "본부장이 학생들 방문을 어떻게 알고 온 건지 깜짝 놀랐다"며 “본부장이 공항공사에서 지난해 말 정년퇴임해 올해 5월 우리 용역업체에 왔는데 그 동안 인사 한번 없었고, 함께 할 기회도 없어 최근까지도 본부장 얼굴을 몰랐는데 화부터 낸다”며 관리자들의 태도에 섭섭함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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