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타트 레시피] 이윤영(가명)씨 이력서 ⓒ여성신문
[리스타트 레시피] 이윤영(가명)씨 이력서 ⓒ여성신문

Q. 어린 아이를 키우는 30대 후반의 주부입니다. 학원에서 중국어 강사로 일하다가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아이가 유치원을 다니니, 하루 반나절 정도 시간 여유가 생겼어요. 또래 엄마들을 만나거나 시장을 보고 나름 시간을 보내지만 주변에 일하는 친구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아이가 클수록 교육비나 생활비 부담도 커질 것 같아 걱정도 됩니다. 생활비도 보태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시 찾고도 싶고요. 우선 남편에게 알리지 않고 부업 정도로 일을 해보고 싶은데요. 매일 출퇴근하지 않고 반나절 정도만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있을까요?

 

A. 부업이라도 생활 변화는 불가피, 남편 지지가 필수

여성신문에서 최근 여성의 경력단절 고비를 ‘2737 협곡’으로 표현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여성들이 27세에 시작된 경력단절을 겪고 37세에 이르러 사회로 복귀한다는 뜻인데요. 아마 윤영씨도 이러한 과정을 지나고 계신 것 같아요. 일하는 선배 여성으로서 우선 사회로의 복귀를 결심한 것을 환영합니다.

그런데 지금 남편 모르게 부업을 알아본다고 하셨는데, 저는 어떤 일이든 가족과 먼저 협의한 뒤 시작하시길 권하고 싶어요. 어차피 현재 조건을 모두 유지하면서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는 없습니다. 짬나는 시간에 일을 한다고 해도 당장 일상생활에 조정이 필요할 것이고, 어쩌면 아이의 유치원 등·하원 시간을 못 맞추는 일도 생길지 모릅니다. 육아나 집안일에서도 다른 가족, 특히 남편의 이해와 협조가 필수적이니까요.

우선 남편과 상의해보시기 바랍니다. 부업이나 시간제일자리라고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됩니다. 몇 시간이든 윤영씨가 일하는 업무에 대해서는 그만큼 혹은 그 이상의 책임감을 요구받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앞으로 이 정도의 수입을 예상하고 시간을 쓸 계획이니,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역할을 더 해달라거나 앞으로 변화할 생활을 받아들이도록 이해시키는 노력이 먼저 있어야겠지요.

또한 구직단계에서 내가 원하는 일자리에 대한 목표설정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어떤 분야에서 해당 일자리가 있는지를 찾아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전일제든 시간제든 일자리환경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구직성공률도 높아지는 법이니까요.

시간제일자리를 구직사이트에서 검색해보면, 주로 요양보호사, 급식조리사, 판매 및 영업사원, 강사, 디자이너 등의 직종이 올라와있습니다. 그중 재택근무가 가능한 일은 디자이너 등 전문직종이거나, 영업을 겸하는 온라인 홍보·마케팅 업무 정도입니다. 최근에는 상시로 고객을 응대해야 하는 유통이나 전자상거래 분야의 기업에서 재택근무 직군을 따로 만들기도 합니다. 이런 분야 중 내가 도전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판단해보세요.

윤영씨의 경우, 이전에 중국어 강사로 일했던 경험이 있으니 강사 분야로 일하시기를 원한다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간제일자리 중 가장 인기인 직종은 방과후교사 등 강사 분야이기도 하거든요. 필요하다면 일에 대한 감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보수교육을 받아보길 권합니다. 온라인으로 일할 수 있는 소비자 모니터링이나 고객 상담에도 도전해볼 수 있을 것 같고요.

또 하나의 구직방법으로는 주변 인적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주변에 구직 중이라는 입소문을 내고 일자리를 소개받는 건데, 의외로 많은 일자리 정보가 네트워크를 통해 전달됩니다. 특히 시간제일자리나 비정기적 일자리의 경우는 기업에서 대규모 채용보다 내부인력의 추천을 통해 채용이 이뤄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제대로 일을 시작하려는 것도 아닌데’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이것도 하나의 취업이라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주변에 알리고, 정보를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물론 취업지원센터나 여성인력개발기관에 구직등록을 해두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윤영씨에게 꼭 맞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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