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과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 서경지부 강서지회가 김포공항 비정규직 파업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공항공사의 비정규직 보호 정부지침 준수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지난 9일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과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 서경지부 강서지회가 김포공항 비정규직 파업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공항공사의 비정규직 보호 정부지침 준수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우리는 해마다 1년 짜리 계약서를 쓰는 용역회사 청소부입니다. 해고당하면 생계가 막막한 아이들의 엄마이고, 비정규직 여성입니다. 어디에 도움을 요청해야 할 지 몰랐고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30년간 최저임금을 받으면서도 용역업체 관리자들로부터 온갖 성추행과 갑질, 욕설·폭언을 참아야만 했던 김포공항 비정규직 미화원들이 마침내 12일 경고파업을 시작한다.

김포공항 비정규직 노조는 지난 2일 한국공항공사에 대화를 요청했으나 열흘이 지난 오늘까지 “(고용 주체인) 용역업체와 대화하라”는 말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이날 한국공항공사 앞에서 삭발식과 함께 파업을 선언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들은 파업결의문을 통해 “김포공항은 위법과 탈법이 판치는 비정규직의 지옥”이라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 30년 동안 개, 돼지만도 못하게 살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들은 대다수가 여성이다 보니 관리자들로부터 성추행을 당하면서도 제대로 항의하지 못했다. 이들에 따르면 공항공사 퇴직자 출신인 용역업체 관리자는 회식 후 노래방에서 여성 미화원의 가슴을 멍이 들도록 주물렀다. 피해 여성은 정신적 충격을 이기지 못해 약을 먹어 자살시도를 했고 병원에서 위세척을 받고 깨어났다. 또 어떤 관리자는 “오늘 남아서 술 접대를 해라”, “아들이 둘이면 부부관계는 두 번만 했냐”라며 막말을 일삼았다. 또 미화원들이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것들 다 치워버려” “안 보이는 데에다 던져버리겠다”며 위협했다. 심지어는 “잘 웃지 않는다, 집으로 가라”며 해고하기도 했다.

심지어 공항공사와 용역업체가 최저임금을 받는 이들의 상여금마저도 착복했다고 이들은 주장하고 있다. 공항공사와 용역업체간의 계약서에는 미화원과 카트 관리원의 인건비 예산에 상여금을 400% 책정했다. 하지만 용역업체와 미화원 간의 근로계약서는 상여금이 180%이고, 거기서 용업업체가 다시 5%를 떼어내 실제로 미화원들이 받은 것은 175%라는 것이다. 또 이들의 급여는 매년 최저임금으로 결정되고, 30년 동안 김포공항에서 일을 한 경력자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이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왜 바보같이 참고 있었냐는 말을 듣는다”면서 “우리는 해마다 1년 짜리 계약서를 쓰는 용역회사 청소부이기 때문이고 해고당하면 생계가 막막한 아이들의 엄마이고, 비정규직 여성이다”라고 말했다. “어디에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 몰랐고 용기가 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들은 지난 9일 국회 정론관에서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관리자 횡포와 성희롱을 방지하는 대책을 마련하고 노조활동을 보장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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