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 참석한 길원옥 할머니
호주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 참석한 길원옥 할머니
  • 박길자 기자
  • 승인 2016.08.07 23:54
  • 수정 2017-07-09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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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평화의 소녀상’은 시드니 한인회관에서 제막식을 한 후 근처 애쉬필드 교회로 옮겨졌다. ⓒ윤미향 정대협 대표 페이스북
호주 ‘평화의 소녀상’은 시드니 한인회관에서 제막식을 한 후 근처 애쉬필드 교회로 옮겨졌다. ⓒ윤미향 정대협 대표 페이스북

지난 6일 정오(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한인회관에서 열린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 현장.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88)는 소녀상 옆 의자에 앉아 오른손에는 꽃다발을 들고, 왼손으로 소녀상의 손을 꽉 잡았다. 소녀상은 서울 주한일본대사관 앞에 있는 소녀상과 크기와 모양이 같다.

길 할머니가 소녀상의 손에 자신의 손을 포개는 순간, 녹색 목도리를 두른 소녀상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번지는 듯 했다. 소녀상은 소녀 때 일본군에 끌려간 길 할머니를 비롯한 위안부 피해자들을 상징한다. 소녀상의 어깨에는 새 한 마리가 앉아 있다. 돌아가신 위안부 할머니들과 살아 있는 우리를 연결해주는 ‘영매’다. 맨발의 소녀상은 일본 정부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아내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듯 주먹을 꽉 쥐고 있다.

시드니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은 미국(2곳)과 캐나다(1곳)에 이어 외국에 세워진 네번째 소녀상으로, 북미 바깥 지역에서 소녀상이 세워진 것은 처음이다. 길 할머니는 제막식에서 “소녀상을 통해 호주에 사는 사람들도 우리 역사의 진실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며 “일본 정부가 진실을 감춘 채 범죄를 부정하고 책임을 회피하지 않도록 여러분이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길 할머니는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 참석을 위해 왕복 20시간의 고된 여정을 마다않고 달려왔다. 오랫동안 당뇨병을 앓아온 길 할머니는 합병증으로 병원에 입원할 만큼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데도 전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위안부 문제를 증언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시드니 한인회관에서 열린 호주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가 소녀상 옆 의자에 앉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미향 정대협 대표 페이스북
6일(현지시간) 시드니 한인회관에서 열린 호주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가 소녀상 옆 의자에 앉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미향 정대협 대표 페이스북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관계자들이 길원옥 할머니를 환영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길 할머니,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 등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미향 정대협 대표 페이스북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관계자들이 길원옥 할머니를 환영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길 할머니,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 등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미향 정대협 대표 페이스북

이날 제막식에는 길 할머니를 비롯해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 김서경 작가, 이재명 성남시장 등을 비롯해 현지 교민들과 시민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 원주민 여성으로는 처음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린다 버니와 인권운동가 빌 크루스 목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네덜란드계 호주인) 인 얀 루프 오헤른 할머니의 딸 캐롤, 중국계인 어니스트 웡 뉴사우스웨일스주 상원의원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윤 대표는 “여전히 반성하지 않는 일본 정부를 보면서 진실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근심과 고통은 깊어간다”며 “더욱이 지난해 12월 28일 한일 정부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정의 회복을 향한 길에 큰 벽을 만들었다. 합의 이후 수많은 방해와 압박을 극복해 내고 시드니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웠다는 소식은 할머니들에게 큰 희망을 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전쟁으로 시리고 아픈 역사를 살아야 했던 여성들에게 치유와 인권 회복, 우리 모두에게 평화의 길이 열리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길 할머니는 왜 이런 고단한 여정을 이어갈까. 할머니는 말한다. “내가 너무 아팠으니까, 이런 큰 아픔 다시는 어느 누구도 겪지 말라고 이렇게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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