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강해지자” 트럼프 맞서 통합 강조한 힐러리 클린턴

오바마의 눈물, 미셸의 명연설…'퍼스트 젠틀맨' 역사 쓴 빌 클린턴

매릴 스트립, 클로이 모레츠 등 할리우드·팝스타 총 출동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러닝메이트 팀 케인 상원의원과 손을 잡고 환호하고 있다. ⓒhillaryclinton.com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러닝메이트 팀 케인 상원의원과 손을 잡고 환호하고 있다. ⓒhillaryclinton.com

“함께 강해집시다. 저와 함께 용기와 신뢰를 가지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면, 그리고 사랑하는 이 나라와 아이들을 위해 더 나은 내일을 건설하면 미국은 그 어느 때보다 위대한 나라가 될 것입니다.”

지난 28일 나흘간의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힐러리 클린턴의 대선 후보 수락연설로 막을 내렸다. 이로서 미국의 가장 높은 유리천장인 여성 대통령 탄생을 위한 한걸음을 내딛었다.

힐러리 클린턴은 57분간의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의 ‘아메리카니즘’에 맞서는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장벽을 건설하지도, 특정 종교를 반대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모든 국민들을 위한 경제”를 주장했다. 후보 경선에서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의 지지 선언에 감사를 전하며 샌더스의 지지자들에게도 “함께 실현하자”고 협력을 부탁했다.

그는 특히 한 주 앞서 열렸던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보여준 도널드 트럼프의 주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나 혼자 고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을 믿지 말라”며 “트럼프가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어머니의 딸로서, 내 딸의 어머니로서 이 자리에 서서 이 날을 맞이하게 되어 행복하다”면서 “미국의 모든 장벽이 무너질 때 그것은 모두를 위한 길이며 천정을 걷어 내면 높은 하늘이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일자리 확충과 임금 인상, 이민법 개혁, 사회보장 확대, 일 가정 양립 정책, 대 테러 대책, 총기법 개혁 등의 정책을 제시했다.

전당대회 기간 힐러리 클린턴을 지원하기 위해 나선 다양한 사람들의 지지연설도 화제를 모았다. 27일 무대에 올랐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만들어낸 원동력이 됐던 평등과 다양성, 희망, 그리고 변화의 가치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클린턴이 “40여 년간의 공직 생활 동안 공정한 비판의식을 보여줬다”고 인정하며 “도널드 트럼프에 대적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유일한 후보”라고 반복했다. 그는 연설 도중 감회에 젖은 듯 눈물을 글썽거리기도 했다.

한편 영부인 미셸 오바마는 25일 단상에 올라 클린턴의 헌신과 의지를 언급하고 최초의 흑인 영부인으로서의 경험을 통해 변화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그의 연설은 미국 정치 역사상 최고의 연설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역사를 쓴 것은 힐러리 클린턴뿐만이 아니었다. 최초의 여성 대선후보 탄생에 따라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남성 최초의 배우자를 위한 지지연설을 위해 단상에 올랐다. “1971년 봄, 저는 한 소녀를 만났습니다”로 시작하는 이번 연설에서 그는 자신의 정치적 커리어를 제쳐놓고 예일대 로스쿨 시절 힐러리를 처음 만났던 때부터 결혼과 딸 첼시의 출생, 변호사와 정치가로서 변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 등 부부의 인생을 이야기했다. 그는 “힐러리는 30세가 되기 전부터 수많은 공직자보다 훨씬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샌드라 블랜드, 트레이본 마틴 등 총기 폭력 사건으로 숨진 희생자의 어머니들은 함께 단상에 올라 총기 규제를 요구하며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힐러리의 유가족 방문 당시의 영상을 소개한 후 블랜드의 어머니인 제네바 리드 빌은 “오늘 이 자리에 힐러리 클린턴과 함께 있는 이유는 그가 리더이자 우리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줄 수 있는 어머니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레이본의 어머니 사브리나 풀턴은 ‘흑인의 삶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은 정치적 문제가 아닌 우리 아이들을 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 스타들의 대거 참여도 화제를 모았다. 수잔 서랜던과 메릴 스트립, 에바 롱고리아, 클로이 모레츠 등 배우와 페미니스트 작가 레나 던햄 등이 지지연설을 위해 무대에 올랐고 팝스타 케이티 페리와 캐롤 킹, 폴 사이먼 등은 공연을 통해 지지를 표명했다. 특히 올해 만19세가 된 클레이 모레츠는 “첫 투표권으로 힐러리 클린턴을 뽑게 되어 흥분된다”면서 “모든 미국인이 빚을 지지 않고 대학을 졸업할 수 있도록 대통령을 뽑을 수 있다”면서 젊은 층의 투표를 독려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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