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의 학내 농성에 경찰 1600여명이 투입된 경위에 대해 학교측이 거짓 해명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경찰이 이화여대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앞서 학교 측은 ‘학교 측 및 최 총장이 직접 전화를 걸어 (경찰력을) 요청했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정정 요청 자료를 배포했다.
이에 대해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31일 보도자료를 내고 "경찰에서는 이대 총장을 비롯한 학교 측의 명시적인 요청과 약 46시간 동안 감금된 평의원들의 23회에 걸친 '구조해 달라'는 112 신고로 학내에 경력을 투입하게 됐다"고 학교 측의 입장을 반박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대는 지난 28일 오후 10시55분에 "다수의 학생이 본관을 점거하고 평의회 위원들을 수 시간 째 감금하고 있어 시설보호를 요청한다"는 총무처장 명의의 공문을 경찰에 보냈다는 것이다.
경찰은 다음날인 29일 오후 6시22분에는 학교측이 최경희 총장 명의로 "회의장에 감금된 위원 6명이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조치를 바란다"고 공문을 발송했다고 말했다.
또 30일 오전 11시15분에는 서대문경찰서 정보과장이 이대 학생처장의 연결로 최 총장과 직접 전화 통화까지 해 경찰병력 투입 요청 의사를 최종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해명 논란으로 인해 이대는 학생들의 의견 수렴없이 독단적으로 행동했다는 비판에 이어 경찰과의 마찰까지 이어지면서 수세에 몰린 상황이다.
이번 농성은 이대 학생 400여명이 지난 28일부터 본관 내부에서 학교 측의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 사업을 반대하면서 시작됐다. 학생들이 본관을 점거하자 1600명 이상의 경찰이 현장에 투입되면서 학생들이 강제적으로 이끌려나갔고 남자경찰들이 여학생들을 진압하면서 부상을 당하는 학생들이 속출했다.
미래라이프대학은 지난 6월 이화여대가 교육부가 추진하는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 직장인 대상 단과대학이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학교의 '학위 장사'"라면서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