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비례대표 1번 초청 좌담회

산·학·연 대표하는

기초·개발·응용 전문가

초당적 연대·협치 약속

 

(왼쪽부터) 윤정로 한국과학기술원 인문사회융합과학대학장, 송희경 새누리당 의원,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왼쪽부터) 윤정로 한국과학기술원 인문사회융합과학대학장, 송희경 새누리당 의원,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여야 3당 비례대표 1번으로 20대 국회에 입성한 의원들이 이공계 여성 인력 육성과 경력단절 예방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송희경 새누리당 의원(52),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51),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55)이 그 주인공이다. ‘이공계 출신 여성’이라는 공통분모 아래 모인 세 사람은 한 목소리로 “소통 능력과 융합 능력이 뛰어난 여성들은 제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소프트 파워에 적합하다”며 “우수한 여성 인재의 경력단절을 막고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는 것은 국가의 존속을 관련한 중차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현 남성 중심의 시스템으로는 거대한 변화를 예고한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여성신문은 7월 27일 국회 의원회관 제1간담회실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 여성이 경쟁력이다’를 주제로 여야 3당 비례대표 1번 초청 좌담회를 열었다. 비례대표 1번은 당의 정체성을 반영하는 상징적 의미뿐만 아니라, 국민의 관심사를 보여주는 지표로 꼽힌다. 3당이 공통으로 과학기술전문가를 1번에 배치한 것은 구글의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의 등장 이후 첨단기술이 가져올 미래 사회 변화에 대해 대응하고 국가경제발전의 핵심 열쇠로 과학기술 혁신을 꼽은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공계 출신 여성들의 약진과 함께 정치권의 여성 인재 육성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송 의원은 KT 전무와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장을 지낸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이며, 박 의원은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수학 교과서와 수학 관련 교양서적을 여러 권 집필했다. 신 의원은 물리학자로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을 지냈다.

3명의 비례대표 의원은 각기 산업, 교육, 연구 분야에서 활동했지만 이공계 여성 인재 육성과 지원 확대에 대해선 한 목소리를 냈다.

먼저 박 의원은 “초·중·고 여학생이 공학에 관심을 갖고 이 분야에서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며 더 많은 여학생의 공학 분야 진출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수학이 싫어 문과로 가는 여학생들이 많은데 맥락이 거세된 무미건조한 수식에서 거리감을 느낀다”며 “수학교육에서부터 실생활과 현상을 수학 원리와 연결하면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아직까지 육아휴직조차 사용하기 힘든 민간기업 분위기를 전하며 “경력단절 여성을 취업시키는 기업에는 세제나 정책 보조금 인센티브를 주거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여성 승진자 수치와 성평등 지수를 포함시키는 것도 이공계 여성이 경력을 유지할 수 있는 한 방법”이라며 “거시적인 정책보다 현장에서 바로 시행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세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이공계 여성 인재들이 경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채용 할당제나 승진 예정자 중 여성 비율을 늘리는 등 적극적 고용개선조치(Affirmative Action)를 도입해야 한다”며 “제도는 잘 돼 있지만 현실과 괴리가 크다. 직장어린이집 확대와 시간선택제 활성화가 경력단절 예방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공계 여성 인재의 약진을 지원하기 위한 초당적 ‘협치’도 약속했다.

좌담회 사회를 맡은 윤정로 한국과학기술원 인문사회융합과학대학장은 “각 당의 상징인 비례대표 1번들이 초당적으로 손을 맞잡은 것은 이례적”이라며 “세 분이 당을 초월해 여성과 가족 문제가 국가적 어젠다라는데 인식을 공유하고 계시니 앞으로 20대 국회에서 더 나은 방향으로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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