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플랜으로 도시재생 새 역사 쓰겠다”
“나비플랜으로 도시재생 새 역사 쓰겠다”
  • 박길자 기자
  • 승인 2016.07.27 11:27
  • 수정 2017-07-09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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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3년째를 맞은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이 도시재생 프로젝트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조 구청장은 “인구 45만 서초구의 변화가 서울시와 대한민국에 변화의 태풍을 몰고 오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도시계획을 ‘나비플랜’이라 이름지었다”고 말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임기 3년째를 맞은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이 도시재생 프로젝트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조 구청장은 “인구 45만 서초구의 변화가 서울시와 대한민국에 변화의 태풍을 몰고 오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도시계획을 ‘나비플랜’이라 이름지었다”고 말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양재~한남 IC 6.4km 구간 지하화로

지상에 20만평 문화예술단지 생기면

세계적 랜드 마크로 가꾸겠다“

 

양재 R&D 지구 조성해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300명 규모 학교형 어린이집

​재건축 단지에 건립

 

“여성 구청장 ‘디테일’에 강해…

회색 도시에 녹색 꿈 심겠다“

서울 서초구 지도를 보면 하늘을 훨훨 나는 나비가 연상된다. 구는 지도 모양에서 착안해 ‘나비플랜’을 만들었다. 도시계획에 왜 이렇게 예쁜 이름을 붙였을까.

임기 3년째를 맞아 여성신문과 만난 조은희(55) 서초구청장은 “‘나비효과’란 말이 있다.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회오리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뜻”이라며 “인구 44만 서초구의 변화가 서울시와 대한민국에 변화의 태풍을 몰고 오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장기 도시재생계획을 나비플랜이라 이름지었다. 그 핵심은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라고 말했다.

오랜 숙원 서리풀터널 이렇게 풀었다

조 구청장은 양재~한남 IC 6.4km 구간을 지하화하는 나비플랜은 국가대계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하 공간을 4층의 복층 구조로 만들어 지하 1층은 지하도시 형태의 상가와 문화시설 등을 넣고, 지하 2~3층은 자동차 전용도로로 하되 한개층은 강북 지역으로 논스톱해서 빠지게 하는 등 교통 흐름을 위해 분리하고, 지하 4층은 호우에 대비해 배수저류터널을 넣자는 구상이다. 조 구청장은 “강남역 침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하화지만 포인트는 지상이다. 싱가포르의 유명한 보타닉가든을 떠올리면 된다. 조 구청장은 “요즘 서울시가 도시재생 사업을 밀고 있는데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로 20만평의 문화예술단지가 지상에 생기면 세계적 랜드 마크로 키울 수 있다. 강남 경제가 영등포권까지 이어지고, 일자리도 창출된다”며 “아스팔트를 걷어낸 자리에 무엇을 심을 지가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어 “양재IC 주변 지역은 R&D 기능 중심의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해 미국의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일자리와 미래 먹거리를 창출해 서울의 신산업 중심으로 만들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구 살림을 꾸리는 그는 다양한 이력을 거쳤다. 경향신문 기자를 거쳐 청와대 문화관광비서관,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정무부시장, 한양대 겸임교수, 양성평등실현연합 공동대표 등을 지냈다. 기자부터 NGO 대표까지 여러 직업을 거치며 ‘마당발’로 불려온 그는 서울시 첫 여성 부시장으로 일할 당시 강한 추진력으로 ‘정무 120’이란 별명도 얻었다. 무엇이든 물어보면 바로 답해주는 서울시 민원전화 ‘120다산콜센터’를 빗댄 표현이다.

강남벨트는 ‘여당 벨트’이자 ‘여성 벨트’다. 현직 구청장 셋이 모두 여성으로 ‘희자매’로 통한다. 이중 조 구청장은 ‘무티(Mutti·엄마) 리더십’으로 구정을 꾸려가고 있다. ‘엄마 행정’을 표방한 이유가 궁금했다.

“엄마가 아이에게 잘해주지만 원칙은 깐깐하게 지키잖아요. 또 화합과 조율에 능하죠. 저도 엄마잖아요?” 틈날 때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오는 댓글을 챙겨보고, 취임하자마자 구청장실을 반으로 쪼개 ‘열린 상상카페’를 만든 이유다. 어디 구청이나 고질 민원이 많다. 그래서 매주 월요일 ‘은희씨와 속 시원한 오후3시’를 운영한다. 특히 3시간 중 1시간은 ‘스피드업’으로 정해 신속한 해결사가 되려고 노력 중이다.

-취임 후 37년 묵은 숙원 사업인 서리풀터널 문제를 풀었는데요.

“왜 제자리였는지 따져보니 부지 개발을 놓고 국방부, 서울시, 서초구 입장이 달라 조율이 안 됐던 거예요. 그래서 서리풀터널과 정보사 부지를 분리해서 진행하는 투트랙 작전을 펼쳤죠. 취임 후 일주일 만에 정보사령관을 만나 설득하고, 그 다음 일주일 후엔 국방부 차관을 만나 부지 개발과 터널 문제는 떼어놓고 접근하자고 밀어붙였어요. 양측의 귀가 되고 입이 되어 중간다리 역할을 했어요. 이렇게 해서 작년 10월에 서리풀터널 착공에 성공한 거죠. 복잡하게 꼬인 매듭을 풀었다는 게 뿌듯해요.”

서리풀터널은 2019년 1월 개통한다. 조 구청장은 “예술의전당에서 정보사부지, 세빛섬까지 반포대로로 이어지는 문화예술 트라이앵글이 만들어지면 ‘대한민국의 대표 문화중심도시 서초’로 거듭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재 정보사 부지는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다.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이 구청 집무실에서 여성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이 구청 집무실에서 여성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왜 반딧불 행정 펼치냐고요

하드웨어만 집중한 것이 아니다. 큰 틀의 도시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생활밀착형 행정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바꾸기 때문이다. “제가 아파트에 살다 빌라로 이사와보니 불편한 점이 많더라고요. 부재중 택배를 맡길 곳도 찾기 힘들고, 공구를 빌릴 곳도 마땅찮고요. 주부 입장에서 겪어보니 주택가 지역 주민들이 불편했겠구나 생각했죠. 그래서 주택가 밀집 지역의 관리사무소격인 ‘반딧불센터’를 짓게 됐어요.”

작명 이유가 재미있다. 조 구청장은 “주민들의 생활 속에 한줄기 빛을 줄 수 있는 반짝반짝한 반딧불 같은 행정이 필요하다”며 반딧불센터를 지은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3월 방배반딧불센터를 시작으로 양재반딧불센터, 반포반딧불센터까지 차례로 문을 열었다. 이곳에선 공동커뮤니티 공간, 무인택배서비스, 공구은행, 공동육아공간, 야간순찰, 안심귀가서비스 등 6가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민들의 반응이 어떤가요?

“사랑방 같은 공간에서 동네주민들이 소통하고, 공동육아 공간에서 이웃 엄마끼리 당번을 정해 육아 품앗이도 할 수 있으니 주부들이 좋아해요. 고가의 공구를 무료로 빌려주는 공구은행은 젊은 부부들이 많이 이용하고요. 앞으로 반딧불센터를 자원봉사캠프로 정해 재능기부를 통해 지역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거점으로 키워갈 예정입니다. 또 간단한 집수리 같은 1인가정 지원 사업도 시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방배1동, 서초1동, 방배4동 등 단독․다가구주택이 밀집한 지역을 중심으로 반딧불센터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큰 비전을 갖고 일하지만 여성 구청장이 ‘디테일’에 강하지 않느냐. 강점을 살려 마을공동체를 만드는데 온힘을 쏟고 있다”며 웃었다.

-서리풀페스티벌이 올해는 9월 24일부터 10월 2일까지 열리는데요.

“지난해 예술의전당과 문화계 관계자들의 재능기부로 시작한 서리풀페스티벌로 서초구 전역이 들썩였죠. 17만명이 몰려 160억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얻었어요. ‘돈 안 드는 착한 축제’로 옆 동네들의 부러움을 샀답니다. 하이라이트인 서초강산퍼레이드는 처음으로 반포대로 4.5km에서 차를 막고 화려하게 펼쳐졌어요. 회색 아스팔트가 지상 최대의 스케치북이 되어 알록달록한 그림과 글들로 수놓아지는 진풍경이 연출됐어요.

올해도 다양하고 역동적인 예술 공연과 문화 행사가 펼쳐진답니다. 특히 지역사회의 각 기관과 기업들에게 재능기부를 받아 예산은 안 들고, 볼거리는 풍부한 축제가 될 거예요. 서초컬처클럽이라는 7080 봉사클럽도 만들었어요. 윤형주, 김세환, 혜은이, 남궁옥분, 민해경, 유열씨 등 인기가수와 문화예술인들이 재능기부로 기꺼이 뜻을 모아주셨어요. 영국의 에딘버러축제, 브라질의 리우축제처럼 서리풀페스티벌도 서초구라는 지역 한계를 뛰어넘어 나라를 대표하는 축제로 가꾸겠다는 욕심이 있어요.”

-여성 구청장의 책무감으로 이것만은 꼭 해내겠다는 정책이 있다면.

“‘보육천국 도시, 서초’라는 타이틀을 꼭 갖고 싶어요. ‘살기 좋은 도시’ ‘기대수명이 높은 도시’ 등 참 기분 좋은 별명을 많이 지어주셨는데 안타깝게도 서초구 보육 수급율은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꼴찌에요. 높은 임대료 때문에 어린이집을 새로 짓는 게 쉽지 않아요. 2018년 6월까지 어린이집 3곳 중 1곳은 국·공립으로 만들고, 원아 2명 중 1명은 국공립 어린이집 원아가 되도록 할 겁니다. 민간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서초형 모범 어린이집 제도도 새로 만들었어요. 서울형 어린이집은 제가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 하면서 만든 제도였거든요. 전체 민간시설의 35%를 서초형 모범 어린이집으로 선정해서 지원할 예정입니다.”

-보육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다는 의지로 보육교사 행복상승 ‘보행 프로젝트’를 꾸린다면서요.

“일단 월급이 많아져야 일할 맛 나지 않겠어요? 그래서 보육교사 근속수당제를 도입했어요. 3년 이상 한 어린이집에서 일한 보육교사를 대상으로 근속 연수에 따라 수당을 줘요. 주말에 영아반 전담 교육을 마친 교사는 수당도 지급하고요. 하반기부터 10년 이상 재직한 담임교사에게 장기재직 휴가를 줄 계획이에요.”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은 “서리풀터널이 2019년 1월 개통한다”며 “예술의전당에서 정보사부지, 세빛섬까지 반포대로로 이어지는 문화예술 트라이앵글이 만들어지면 ‘대한민국의 대표 문화중심도시 서초’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은 “서리풀터널이 2019년 1월 개통한다”며 “예술의전당에서 정보사부지, 세빛섬까지 반포대로로 이어지는 문화예술 트라이앵글이 만들어지면 ‘대한민국의 대표 문화중심도시 서초’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초구가 보행프로젝트 꾸리는 이유

조 구청장은 앞으로 양육품앗이 같은 공동육아 사업을 브랜드화하고, 권역별로 육아지원센터를 운영해 보육 네트워크를 촘촘하게 다지겠다고 약속했다. 또 재건축 예정 단지 안에 300명 정도 규모의 학교형 어린이집 건립도 추진 중이다. 인근에 거주하는 영·유아도 입소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그가 오랫동안 꿈꿔온 것이 서초보육타워 건립이다. 어린이집뿐 아니라 과학실, 어학실, 요리실 같은 체험실을 고루 갖춘 복합시설이다. 조 구청장은 “정보사 부지 같은 곳을 활용해서 온전히 보육과 교육만을 위한 시설을 짓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여성 공무원들의 일·가정 양립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한다면서요?

“취임하고 나서 서초구에선 처음으로 여성 국장 2명을 발탁했어요. 5급 과장급 인사엔 여성 과장 12명을 기용했는데요. 전체에서 20% 수치로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높은 편이었죠. 여성 직원 비율이 서울시에서 유일하게 50%가 넘어요. 이들이 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를 다 챙길 수 있는 근무 환경을 만들기 위해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시간선택제로 바꿀 수 있는 파격적 근무 조건과 여성 전용 휴게실 리모델링 등도 자랑거리입니다.”

조 구청장은 서울시 첫 여성 부시장, 서초구 첫 여성 구청장 등 ‘여성 최초’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여성 최초’라는 이정표보다 그 자리에서 무엇을 했느냐가 더 중요한 것 아니냐. 스펙이 아니라 능력으로 평가받고 싶다. 구청장으로 회색 도시에 녹색 꿈을 심은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며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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