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정훈 (주)홈스토리생활 대표

수요-공급 연결하는 O2O기반 시스템 개발, 파손배상보험, 서비스 교육, 불만대리접수 제공

"가사노동자업종 체계화시키면 일·가정 양립 기여, 중장년층 여성 일자리 창출"

카카오 '홈클린' 시장진출 산업 전반적 성장 가져올 것...벤처의 유연함과 근성 보여 줄 것

 

한정훈 (주)홈스토리생활 대표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한정훈 (주)홈스토리생활 대표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가사노동자는 30만명에 이르지만 근로기준법 제외 대상으로 일용직 신분이다. 이들을 직원으로 채용해 직업인으로 대우하고 서비스 품질을 높이면 이용자도 늘어나고 다시 일자리가 늘어나는 선순환이 가능하다.”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노동력을 비정규직화, 외주화하는 시대에 한정훈(45) ㈜홈스토리생활 대표는 가사노동자를 대규모로 직접 고용해 정규직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홈스토리생활은 가사노동자와 이용자 가정을 연결하는 O2O기반의 스마트폰앱 ‘대리주부’를 지난해 말 출시해 4개월 만에 다운로드 100만건을 기록하면서 주목을 끈 중소 벤처기업이다.

현재 가사노동자는 근로기준법 11조 1항에 따라 근로자에서 제외돼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노동이 사적 공간인 개별 가정에서 이뤄진다는 이유에서다. 그렇다보니 30만 가사노동자들은 직업인으로서 인정받지 못하고 ‘아줌마’로 불리면서 무시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가사노동자 고용개선 법률을 발의하려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한 대표는 홈스토리생활이 자체적으로 채용하게 될 인원을 수 천명 선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는 “정부가 법을 시행하면, 현재 대리주부앱에 등록된 가사노동자들 가운데 고용을 희망하고 자격 요건을 충족하는 이들은 60~70%로 예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현재 8500여명이 등록돼있으므로 최소 5000명이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홈스토리생활이 인력파견업체라고 볼 수 있지만 태생은 IT기반의 전자상거래업체다. 국내 주요 인터넷쇼핑몰인 인터파크에서 사내 벤처로 시작했다. 한 대표는 호주 국립 그리피스대학 환경과학과를 졸업 후 1998년 첫 직장으로 (주)인터파크에 입사했다. 당시 인터파크는 직원 스무 명 남짓 되는 벤처기업이었다.

한 대표는 이후 10년간 다양한 부서에서 경험을 쌓으며 회사와 함께 성장했고 2007년에는 인터파크 마트사업부문 대표를 맡았다. 그때 인터파크는 신사업 확장을 고민하면서 임직원들에게 새로운 분야를 발굴하라는 과제를 냈다. 그는 웹 기반의 가사도우미 소개업을 기획했고 회사는 그의 아이디어를 채택해 사업화를 지원했다. 그 후 6년 만에 인터파크에서 독립했고 현재 직원 72명인 벤처기업으로 성장했다.

그 당시 한 대표는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웹 기반의 최적화된 관리·알선 시스템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공급자인 가사노동자의 서비스 품질을 더 높이지 않으면 기업의 성장은 물론 업종의 산업화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따라서 이들의 서비스 역량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했다.

“누구도 하대받길 원치 않는다. 우리는 고객 가정에 가사노동자의 호칭을 ‘아줌마’가 아닌 ‘매니저’라고 사용해줄 것을 당부한다. 또 고객들이 불만사항이 있으면 매니저가 아닌 우리 업체에 연락을 하게끔 해 마찰을 줄였다. 매니저들은 반드시 기본교육을 받아야 한다. 또 우리가 작업복으로 제공하는 앞치마와 흰 티셔츠를 가정에 출근하면 갈아입고 일을 하게 한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용자들이 태도가 확실히 달라진다. 또 가사노동자들은 일을 하면서 파손사고가 일어나면 그것을 100% 본인이 책임지고 보상해야 한다. 이를 우리가 대신 보상해주기 위해 직접 보험사에 의뢰해 보험을 개발해 이용하고 있다”

 

한정훈 홈스토리생활 대표가 대리주부 매니저에게 제공하는 작업복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했다.prescription drug discount cards blog.nvcoin.com cialis trial coupon
한정훈 홈스토리생활 대표가 대리주부 매니저에게 제공하는 작업복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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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한 대표는 고용 구조가 바뀌지 않고서는 가사노동자 업종의 서비스 질을 높이는데 한계가 분명하다고 말한다. 아무리 세부 장치를 마련한다 해도 근본적으로 그들의 고용주는 결국 가정이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일용직이나 시간제로 일을 하다 보니 조직화·체계화가 되지 않고 전문성을 갖기도 어렵다. 전국적으로 가사도우미 종사자가 30만 명을 넘어서고 있지만 지금처럼 명확한 직업관이 없다면 앞으로도 산업화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지난해 마련한 법안처럼 보험료 등 일부를 정부가 지원해 가사노동자의 고용을 장려하면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가치가 훨씬 더 크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채용을 통해 보험 가입은 물론 고용 불안을 해소해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다. 또 체계적인 교육과 관리를 통해 서비스 질이 높아지면 사회생활을 희망하는 여성의 일·가정 양립에도 기여할 수 있고, 중장년층 여성의 질 좋은 일자리도 더 많이 창출할 수 있다. 이는 홈스토리생활의 철학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가 지난 5월 대기업급인 카카오가 가칭 '홈클린'이라는 브랜드로 가사노동자 O2O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을 때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이런 생각에서다.

그는 “대기업의 진입이 반길 일은 아니다”면서도 “시장에 경쟁자가 생기면 서로에게 자극이 되어 산업의 전반적인 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이 분야는 신뢰도 높고 우수한 가사노동자를 확보해 노동자와 이용자 양측을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며 “우리는 이를 위해 지난 8년간 방대한 데이터와 노하우를 구축해왔기 때문에 자신있다. 또 벤처의 유연함과 근성으로 대기업을 이긴 사례는 수없이 많다”고 말했다.

홈스토리생활은 앞으로 시스템 개발·운영에 투자를 더 집중할 계획이다. 가사노동자의 개개인의 일감을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다. 가정의 수요가 발생할 때 일을 하는 방식이다 보니 공백이 많고 소득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스케줄과 일하는 지역, 세분화된 업무 전문성 등을 반영해 매칭하는 정교한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며 “최근 한 분은 비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 일을 하고 이삿짐 정리 등 단가가 높은 일도 맡아서 한 달간 350만원을 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업 8년차지만 아직 수익보다 투자를 더 많이 하고 있다. 그래도 목표는 분명하다. 가사노동자 시장 체계화와 혁신을 이끌고 싶다. 가사노동자 시장의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또 대기업의 공세 속에서 홈스토리생활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지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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