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정지 사고 발생

“위험 신호 무시하면 큰일”

 

 

월성1호기 전경 ⓒ뉴시스ㆍ여성신문
월성1호기 전경 ⓒ뉴시스ㆍ여성신문

환경운동연합과 경주환경운동연합 두 단체는 22일 오전 11시 24분 경주 월성원전 1호기의 정지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수명이 끝난 노후 원전 월성1호기를 이제라도 폐쇄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날 제2정지계통의 정기시험 도중 헬륨주입밸브 누설로 인해 독물질(가놀리늄)이 원자로에 유입돼 자동정지됐다고 밝혔다. 월성1호기는 30년 설계수명이 지났지만, 2015년 2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수명을 10년 연장하는 것을 승인해 작년 6월 재가동에 들어갔다.

계획예방정비 후 재가동 한 달 만인 지난 5월 고장으로 가동을 멈췄다. 그런데 불과 두 달 만에 또다시 정지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번 정지사고가 발생한 제2정지계통은 원자로에 문제가 발생했을 시 핵분열을 감속시키는 물질을 투입해 원전 가동을 정지시키는 기능을 하는 곳이다.

환경단체는 “이번 정지사고로 다행히 방사성물질의 유출 등은 없었지만, 안전정지계통에 밸브 누설 등 문제가 일어난 점은 가볍게 넘어갈 문제만은 아니다”라며 “설비의 노화 문제와 수명연장심사의 부실이 드러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 전 발생한 울산지진의 영향으로 노후화된 시설에 문제가 발생했는지 확인도 필요하다”며 “자세한 사고조사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설계수명이 만료된 노후원전에서 가동 1년 만에 연달아 2번의 고장과 정지사고가 발생했다는 그 자체로 위험 경고”라고 주장했다.

월성1호기는 수명연장 심사 당시에도 수많은 안전성 미검증, 최신안전기술기준 미적용 등의 문제가 드러나 논란이 계속됐다.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월성1호기 수명연장 허가가 무효임을 제기한 국민소송 재판이 서울행정법원에서 현재 진행 중이다.

환경단체는 “수명연장에 필요한 충분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채 가동을 하다 보니 여기저기 계속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며 “작은 사고와 위험의 신호들을 계속 무시하다 보면,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수명 끝난 노후 원전 월성1호기를 이제라도 폐쇄하는 것이 후쿠시마와 같은 참사를 막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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