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참병우’ 결단이 필요하다
‘읍참병우’ 결단이 필요하다
  •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정치학
  • 승인 2016.07.22 09:48
  • 수정 2016-07-22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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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공천 개입설로 새누리당 난장판,

사드 배치로 정치권 갈등 고조

대통령이 미래 권력 만들겠다는 과욕은 역효과 낼 수 있어

경제, 안보 위기 극복할 진정성 보여야

현 정부가 사면초가에 빠지고 있다. 새로 출범한 20대 국회는 여소야대로 과거와는 전혀 다른 의회 환경이 조성되었고, 사드 배치 문제로 국론이 분열되고 있다.

4·13 총선에서 친박계 핵심 최경환·윤상현 의원이 대통령을 거론하면서 공천에 개입했다는 녹취록도 공개했다. 이 여파로 새누리당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려던 친박의 맏형 서청원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설상가상으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처가 부동산을 넥슨 코리아가 매입하는 과정에 구속된 진경준 검사장이 개입했다는 의혹의 제기됐다.

의혹의 골자는 거액의 상속세를 못 내 가산세 부담이 컸던 우 수석 처가의 천억원대 서울 강남 부동산을 2011년 넥슨 코리아가 사줬으며, 이 과정에서 넥슨 김정주 회장의 친구인 진 검사장이 알선했다는 것이다.

그 대가로 진경준 검사가 2015년 2월 검사장으로 승진할 때 공직자 인사 검증을 총괄하는 민정수석실이 진 검사가 88억원 규모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게다가 지난 3월 진 검사장의 '주식 대박' 의혹이 제기된 이후에도 민정수석실의 진상 규명이 지지부진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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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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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여성신문

우 수석은 ‘김정주-진경준-우병우’ 커넥션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면서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 기자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제 이 의혹은 검찰 수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 그러나 우 수석이 사정기관을 총괄하는 민정수석 자리에 있는 한 검찰이 진상 규명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우 수석은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야당 등에서) 정무적으로 책임지라고 했는데 그럴 생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가 없다. 제가 좀 정상적으로 대통령을 보좌할 수 있게 협조해달라”고 했다.

그런데 현시점에서 민정수석실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선 언론의 협조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현직에서 물러나 조사받는 게 마땅하다. 더구나, 시민단체가 우 수석을 뇌물 혐의로도 고발한 만큼 특검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만약 청와대가 이런 현실을 무시한 채 우 수석 의혹을 국정을 흔들기 위한 음모로 몰고 간다면 스스로 레임덕을 재촉하게 될 것이다.

“정직이 최상의 정책이다”라는 말이 있다. 우 수석은 자신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정직하지 못한 채 말을 바꾸었다. 처음엔 “처가 부동산 매매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계약하는 날 장모님이 ‘불안하니 와 달라’고 해서 갔고 주로 한 일은 장모님 위로해 드린 것”이라고 했다. 우 수석의 말이 왔다 갔다 하면서 신뢰를 잃었다.

친박 공천 개입설로 새누리당이 난장판이 되고 있는데 청와대가 관련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지 않으면 정상적인 국정 운영을 기대하기 어렵다. 북한은 최근 비행 거리 500∼600km 내외로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스커드 계열과 노동 계열로 추정되는 탄도 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사드 배치로 정치권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에 초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라도 소탐대실해서는 안 된다.

임기 말에 레임덕이 오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얼마나 빠르게 그리고 강하게 오느냐는 전적으로 대통령에게 달려있다. 만약 대통령이 공천과 인사 등 청와대 관련 모든 의혹을 적당히 덮은 채 미래 권력을 만들겠다는 과욕을 부리면 레임덕을 재촉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지난 2001년 11월 집권당인 새천년 민주당의 총재였던 김대중 대통령이 여소야대 상황에서 당 총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깜짝 발표를 했다. 2002년 집권당의 대선 과정에 어떤 형태로든 개입하지 않고 오직 국정에만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 위한 것이었다. 결국, 2002년 대선에서 민주당은 국민 참여경선제를 채택해 영남 출신 노무현 후보를 선택해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

현재 박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권력을 집중시키고 연장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 오직 경제와 안보 위기를 극복하는데 진정성을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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