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보건복지포럼의 ‘취업여성의 일 가정양립 실태와 정책적 함의’(박종서 부연구위원) 보고서에 따르면 상용 근로자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46.9%로 평균을 웃돌았지만, 임시일용근로자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1.9%에 그쳤다. ⓒ일러스트 박선경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보건복지포럼의 ‘취업여성의 일 가정양립 실태와 정책적 함의’(박종서 부연구위원) 보고서에 따르면 상용 근로자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46.9%로 평균을 웃돌았지만, 임시일용근로자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1.9%에 그쳤다. ⓒ일러스트 박선경

출산 후 경력이 단절된 경험이 있는 여성 중 육아휴직을 사용한 여성의 비율은 2.2%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12일 발표한 보건복지포럼의 ‘취업여성의 일·가정양립 실태와 정책적 함의’(박종서 부연구위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첫 아이를 출산한 기혼여성(15~49세) 788명 중 육아휴직을 쓴 비율은 41.1%였다.

하지만 이 중 경력단절 여성의 육아휴직 사용 비율은 고작 2.2%뿐이었다. 반대로 경력단절 경험이 없는 여성들 중에선 67.1%가 육아휴직을 사용했다.

둘째 아이 출산 이후에는 첫 아이 출산 때보다 육아휴직을 쓴 비율이 크게 상승했다. 둘째 아이를 출산할 때 취업 중이던 기혼여성 419명 중 육아휴직을 쓴 비율은 72.9%였다.

보사연은 이를 첫 아이 출산 이후 노동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 여성들만 남았기 때문에 둘째 아이 출산 이후에는 경력이 단절될 확률이 낮아지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경력단절 여성 뿐 아니라 임시직·일용직 등 비정규직 여성의 육아휴직 사용률도 극히 낮았다.

상용 근로자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46.9%로 평균을 웃돌았지만, 임시일용근로자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1.9%에 그쳤다.

직장유형별로는 공무원·국공립 교사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75%로 가장 높았다. 정부 투자·출연기관 근로자도 66.7%가 육아휴직을 사용했다.

반면, 일반 회사 근로자는 34.5%만 육아휴직을 쓸 수 있었다.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는 일자리 근로자일수록 육아휴직을 사용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전체 육아휴직 사용률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2000년 이전에 첫 아이를 출산한 여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5.3%에 불과했다. 2001∼2005년에는 13.7%, 2006∼2010년 24.7%, 2011∼2015년 41.0%로 점점 증가했다.

박종서 보사연 부연구위원은 “최근 5년 들어 육아휴직 제도 이용률이 많이 증가했지만, 아직 절대적 규모에서 보편화 된 것은 아니”라며 “비정규직 근로자, 고용보험 가입률이 낮은 영세 소규모 사업장 등 제도의 사각지대를 위한 보완장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부연구위원은 “우선 여성의 경제활동과 가족생활을 병행할 수 있는 사회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며 “제도적 여건의 보편성과 일관성을 확보해야 실질적인 일·가정양립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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