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부문 경력단절 심각

30만3000명 직장 포기

현장복귀 위한 교육 필요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SW여성인력 현황 비교분석’ 보고서 ⓒ뉴시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SW여성인력 현황 비교분석’ 보고서 ⓒ뉴시스

지난 달 28일 국회에서 여야 3당 비례대표 1번(송희경 새누리당·박경미 더불어민주당·신용현 국민의당 의원)이 모여 ‘제4차 산업혁명포럼’을 출범시켰다. 이들은 모두 이공계 출신 여성 의원들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공학 인재 양성 등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여성 공학인재 육성과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부도 최근 ‘여성공학인재양성사업(WE-UP)’의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8개 대학에 2018년까지 3년간 총 150억원이 투입하기로 했다. 인문·사회계열에 치중돼 있는 여성 인재를 공학계열로 유도해 융·복합이 특징인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자는 취지다. 인공지능과 로봇을 중심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려면 창의성과 감성, 사회적 협력이 밑바탕에 깔린 소프트웨어(SW) 인력 확보가 더욱 중요해진다.

하지만 국내 공학과 과학 분야 인력 부족은 심각한 상황이다. 실제로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발표한 ‘SW여성인력 현황 비교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SW 분야 여성인력 비중은 12.5%다. 미국 등 SW선진국 대비 60% 수준에 불과하다. 교육부가 발표한 ‘사회수요 맞춤형 고등교육 인재양성 방안’에 따르면 2020년 공학·과학 분야는 심각한 인력부족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의약, 정보통신기술(ICT), 신소재 나노, 첨단도시, 환경기술, 고부가 식품, 로봇기술, 친환경에너지, 수송탐사 등 9대 유망분야 모두 인력 공급이 수요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정보통신기술(ICT) 부문 여성의 경력단절 현상이다. 경력단절 후 복귀가 쉽지 않은 과학기술 분야의 특수성으로 인해 여성 과학기술인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은 남성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자연・공학계열을 전공한 기혼여성 중 출산・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은 30만3000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석·박사 학위자가 1만7000명이었으며 학사가 16만4000명, 전문학사는 12만3000명이나 됐다.

전문가들은 이공계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재교육과 취업 연계 교육을 통한 현장 복귀를 제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처음으로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SW 여성인재 수급 활성화 사업’이 시행된다. 미래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추진하는 이 사업은 ICT·SW 분야에 경력이나 관심이 있는 여성을 대상으로 SW 전문 교육인력을 양성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올해 SW품질테스터 양성과 SW취업 연계 두개 과정에 총 100명을 선발해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미래부와 NIA는 교육과정과 함께 다양한 행사로 여성 SW 인력 양성과 수요 발굴 여건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8월 SW여성주간을 지정하고 ‘SW Welcomes Girls’ 행사를 마련, 정보통신기술(ICT) 경진대회, 여성 전문가 특강·토크콘서트, 워크숍 등을 열 계획이다.

이공계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취업 지원 기관인 서울과학기술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도 제약·바이오 분자진단 전문인력 양성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분자진단은 병원체 DNA·RNA를 검출하거나 세포 DNA·RNA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최근 유전자 검사가 가능해지고 맞춤의학이 발달하면서 전문 인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센터는 교육훈련 후 관련 분야에 취업할 수 있도록 사후 관리도 지원한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는 경력단절 여성을 위해 ‘IP R&D 분야 취업지원 교육’을 마련했다. 지식재산 기반의 연구개발 지원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이론과 실무 교육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교육을 받은 박현주씨는 한 국제특허사무소의 특허명세사로의 취업에 성공하기도 했다. 박 씨는 “선행기술조사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고 실습과 특허분석을 통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습득한 내용을 적용해볼 수 있는 기회가 가장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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