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모임 자리에서 김효선 여성신문 발행인으로보터 양성평등을 실천하기 위한 ‘히포시’ 운동에 관한 셜명을 듣고, 남성 참석자들이 “우리가 먼저 해보자”고 뜻을 모아 참여하기로 했다. 그 후 어떻게 하면 과거에 특별히 의식해보지 못한 ‘아내를 위한 남자’가 될 수 있을까 생각을 하다가 두 가지의 행동 양식을 정했다.

하나는 가급적 나이 든 아내가 하고 싶지 않아 하는 일을 적게 하도록 해주자는 것이었다. 나이 든 여성들이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일이란 물어 볼 필요도 없이 밥 짓고, 설거지하고, 빨래하는 등의 가사 노동이 아니겠는가.

직장에서 은퇴한 후 시간도 많아지고 해서, 아내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나름 노력했는데 한 1년 해보니 어쩌면 일이 그리도 많고, 해도 해도 끝이 없는지…. 수십 년간 나와 우리 가정을 위해 묵묵히 그 일을 도맡아 온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는 아내가 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던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것이었다. 아내는 10여 년 전부터 조류 사진을 찍고 있는데, 나름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한 모양이다.

그런 아내가 오래 전부터 새 사진 개인 전시회를 하고 싶어 했는데, 사실 전시회라는 게 적지 않은 비용이 들고 해서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그런 아내를 부추기고 아들, 며느리의 응원을 받아 사진전을 하기로 하고 석 달 쯤 전부터 작품선정, 인화 및 액자 제작 등의 작업을 도와줬다. 아마 7월 하순 경에는 아내가 그토록 원하던 사진전을 하게 될 것 같다.

요즘 아내의 행복 지수는 최고조에 달해 있다. 내게 양성평등이란 ‘아내의 행복’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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