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설거지를 할 때 세제를 안 써요.” “남편이 설거지를 하면 제가 다시 씻어야 해요.”

왜 이런 일이 생길까. 남자들은 설거지를 깨끗이 하는 법을 모르는 것일까? 그건 아니다. 더러움과 깨끗함에 남녀가 따로 있을 리는 없다. 개를 예로 들어보자. 평소 자신에게 잘해주는 사람이 개를 부르면 매우 반갑게 뛰어간다. 하지만 평소 뼈다귀 하나 주는 법 없이 구박만 하는 사람이 개를 부르면 엉거주춤 기어서 그 사람에게 간다. 남편도 마찬가지다. 설거지를 하긴 해야 하는데 그게 짜증이 나니까 그걸 ‘더러운 그릇’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어쩌면 “내가 계속 이러면 날 안 시키지 않을까?”라는 기대도 있을지 모르겠다.

히포시의 중요한 포인트는 그러니까 의무적으로 하는 게 아닌, 자발성이다. 마지못해 하는 대신 “나는 너를 편하게 해줄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즐겁게 집안일을 하자.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일까? 바로 깨달음이다. 왜 내가 집안일을 해야 하는지, 자신의 가사 분담이 아내에게 얼마나 큰 기쁨을 주는지 알아야 한다.

물론 이건 저절로 되는 건 아니다. 여성주의에 대해 나와 있는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 정 책을 읽기 싫거든 네이트 판 등 인터넷 사이트에 수놓아진 여성들의 글을 읽으시라. “이걸 가지고 왜 불만이야?”라는 닫힌 마음 대신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그 글을 받아들이시라. 그들의 불만이 아내의 불만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바, 그렇게만 해도 당신의 ‘히포시’는 이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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