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공 사망사고 현장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문구가 적힌 메모지가 붙어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서울 광진구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공 사망사고 현장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문구가 적힌 메모지가 붙어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우리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구의역 비정규직 사망 사고가 28일로 한 달을 맞았다.

‘지하철 비정규직 사망재해 해결과 안전사회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시민대책위)’는 27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후 포스트잇을 모두 수거했다. 시민대책위는 민주노총과 공공운수노조, 알바노조 등 53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포스트잇을 보전하기 위해 수거한다”며 “이 사고를 기억하기 위해 위령표를 설치하려 한다. 문구는 유족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시민대책위는 다음달 26일까지 매주 화요일 스크린도어 사고 현장인 구의역과 강남역, 성수역, 광화문역 등 서울 시내 13개 지하철역에서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구의역 참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재 사망률 1위 국가인 한국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준 사건으로 충격을 줬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의 말처럼 사람을 절감해야 할 비용으로, 싸게 쓰고 버리는 소모품으로 여기는 ‘비즈니스 프렌들리’ 대한민국의 참담한 자화상이었다.

최근 내한한 일본의 대표적 페미니스트이자 사회학자인 우에노 지즈코(68) 도쿄대 명예교수는 구의역 참사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19세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참담한 사건을 듣곤 바로 일본의 원전 노동자들이 떠올랐다고 했다.

 

일본의 대표적 페미니스트이자 사회학자인 우에노 지즈코 도쿄대 명예교수는 “일본의 원전 노동자들 역시 (참변을 당한 19세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지와) 비슷하다”며 “하청과 재하청으로 이어지는 다단계 구조로 아주 위험한 일이다. 임금은 높게 정해져 있지만 중간에 임금 착취가 개입돼 있어 실제로는 아주 낮은 임금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일본의 대표적 페미니스트이자 사회학자인 우에노 지즈코 도쿄대 명예교수는 “일본의 원전 노동자들 역시 (참변을 당한 19세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지와) 비슷하다”며 “하청과 재하청으로 이어지는 다단계 구조로 아주 위험한 일이다. 임금은 높게 정해져 있지만 중간에 임금 착취가 개입돼 있어 실제로는 아주 낮은 임금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지즈코 교수는 “일본의 원전 노동자들 역시 (참변을 당한 19세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지와) 비슷하다”며 “하청과 재하청으로 이어지는 다단계 구조로 아주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위험한 일이기 때문에 임금은 높게 정해져 있지만 중간에 임금 착취가 개입돼 있어서 실제로는 아주 낮은 임금을 받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지즈코 교수는 “신상을 확인하지 않고 일을 시키기 때문에 어느 곳에도 갈 곳 없는 사람들이 일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원전 노동자들은 심지어 건강 검진도 받지 않는다”며 “현재 후쿠시마에서는 수천 명이 이같은 공사를 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질병을 호소하는 노동자들이 이제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전 문제 처리는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그들이 자신의 병을 증명할 방법이 없을 수 있다”며 “앞으로 그런 노동자들이 일본에서 얼마나 나올지 굉장히 공포심이 든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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