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주최 제1회 여성단합서밋서

미셸 오바마, 여성들에 조언 “자신의 가치 스스로 높여야”

폭력, 소수자, 낙태 등 다양한 논의…올란도 희생자 추모도

 

백악관 주최 제1회 여성단합서밋에서 대담 중인 미셸 오바마(왼쪽)와 오프라 윈프리. ⓒwh.gov
백악관 주최 제1회 여성단합서밋에서 대담 중인 미셸 오바마(왼쪽)와 오프라 윈프리. ⓒwh.gov

“지금의 저는 8년 전보다 좀 더 평범한 남자(grayer)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페미니스트도 그런 것 같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자신은 페미니스트라고 선언하며 여성들에게 이중의 기준을 부과하는 사회를 바꿔야 한다고 호소했다.

지난 14일 백악관이 주최한 제1회 여성단합서밋(United State of Women Summit)에 참석한 오바마 대통령은 역사 속 여성들의 업적을 찬양하는 동시에 임기 중 이뤄낸 여성문제 관련성과를 소개했다. 취임 후 처음 서명한 법안이 ‘릴리 레드베터 페어 페이 법’으로 알려진 임금차별금지법이었으며 첫 여성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 등 여성들의 정치 진출도 증가했다. 그는 또한 동일임금 동일노동, 최저임금 인상,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등의 필요성도 강조하며 “양성평등은 국가적 안보 이슈이자 외교 이슈”라고 말했다.

영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백악간 여성위원회, 애스펀연구소, 비영리단체 시빅 네이션 등과 공동으로 개최한 이번 행사는 각계 지도자를 초대해 경험을 나누고 성평등 구현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자리였다. 억만장자 투자 전문가 워렌 버핏, 방송인이자 사업가인 오프라 윈프리, 드라마 ‘대통령 스캔들’의 주인공 케리 워싱턴과 프로듀스 숀다 라임즈,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 언론인 솔레다드 오브라이언 등 각 분야 유명인사를 비롯해 5000여명이 참석했다.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된 이번 행사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미셀 오바마와 오프라 윈프리의 대담. 미셸 여사는 오바마 대통령과의 첫 만남 등 가정사를 공개하며 남편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스웨그 넘치는 사람'(Swagalicious, swag와 delicious의 합성어)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지켜야 한다며 “여러분이 자신을 우선시하지 않는다면 우선순위 리스트에서 자신의 이름은 점점 뒤쳐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번 행사에선 여성에 대한 폭력, 성폭행, 소수자의 인권, 낙태, 여성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시민단체 ‘양성평등을 위한 소녀들(Girls for Gender Equity)’ 사무총장 조앤 스미스는 여성 중에서도 소수자인 원주민, 흑인, 라틴 및 무슬림 여성들의 위험을 이야기하며 특히 유색인종 트랜스젠더 여성들이 가부장 및 인종적 사회 시스템의 최대 희생양이라고 지적했다. 성폭행에서는 특히 캠퍼스 성폭행이 주요 이슈였는데 스탠포드 대 성폭행 피의자가 징역 6개월의 가벼운 처벌을 받은 데 대한 논란이 뜨거웠다.

올란도 나이트클럽 총기 난사 사건의 피해자들을 추모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민자, 성소수자(LGBTQ), 이슬람 단체 등이 함께 추모의 자리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이민정책 개정을 위해 투쟁하는 ‘위 빌롱 투게더 캠페인’(We Belong Together Campaign) 설립자 안드레아 크리스티나 메르카도는 “대다수가 라틴계였던 희생자를 취모하고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여성들이 모였다”면서 “또한 무슬림 커뮤니티에 대한 공격에 맞서기 위해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단합서밋 참가자들이 작성한 미래에 대한 맹세. ⓒhttp://www.theunitedstateofwomen.org
여성단합서밋 참가자들이 작성한 미래에 대한 맹세. ⓒhttp://www.theunitedstateofwome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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