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와이너리 잇따라 인수…세계 와인시장 판도 변화 주목

 

마윈 알리바바 그룹 회장 ⓒ뉴시스·여성신문
마윈 알리바바 그룹 회장 ⓒ뉴시스·여성신문

중국의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세계 와인업계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마윈 회장은 최근 1천200만 유로(158억원)을 들여 프랑스 블라이 꼬뜨 드 부르 지역의 유명 와이너리인 샤또 페렌(Chateau Perenne)과 샤또 게리(Chateau Guerry)를 인수했다. 샤또 페렌은 ‘보르도 와인산업의 대부’로 불리는 베르나르 마그레즈가 소유한 곳이며 ‘샤또 게리’는 현지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로 알려져 있다. 마윈은 지난 2월 보르도 지역의 샤또 드 수르(Chateau de Sours)까지 합쳐 총 3개의 와이너리를 갖게 됐다.

마윈은 지난 4월 11일에는 베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와인행사 중 하나인 비니탈리(Vinitaly)에 참석해 이탈리아 총리 마테오 렌치(Matteo Renzi)와의 공개토론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마윈은 9월 9일을 알리바바의 와인 데이(Wine day)로 정해 중국 내 와인 소비 촉진을 위한 이벤트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에서 숫자 9의 발음은 ‘Jiu’이며, 이는 ‘와인’의 발음과 같다. 또 전통적으로 장수와 건강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미 지난해 알리바바 계열 T몰에서 판매된 포도주는 무려 2300만병에 달했다. 온라인 거래 규모가 급속도로 확대되는 중국에서 마윈 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의미가 크다. 해외 와이너리들과의 협업을 통한 와인데이가 중국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와인 소비가 비약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 이탈리아 와인과 알리바바와의 합작은 이탈리아 경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와인뿐만이 아니라 다른 이탈리아 제품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고 나아가 판매 창구로 기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생산업체(수입회사), 중국 내 총 대리상(백화점 전문매장 및 와인샵), 소비자에 이르는 일반적인 유통구조 외에도 온라인 쇼핑몰이나 직거래 플랫폼도 다양하게 구축돼있어 소비자가 편리하게 와인을 구입할 수 있다. 특히 올해 온라인 와인 판매는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만약 마윈 회장의 이러한 이벤트 전략 및 해외 와이너리와의 공조 등이 성공한다면 좋은 와인을 저렴하게 마시고자 하는 중국 내의 와인 소비자들의 구매율이 높아지고 와인 소비가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시진핑 주석 이후 공무원의 기강 강화와 청렴의식 강화에 따라 이들의 회식 자리나 선물로 값비싼 양주나 백주보다는 적당한 가격의 와인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또한 전통적으로 ‘식(飠)’을 중요시해왔던 중국인들에게 웰빙 열풍이 더해지면 와인 선호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와인 수입 관세의 하락, 인민폐 가치의 상승 등이 맞물리면 앞으로 중국 와인시장은 엄청나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마윈 회장의 지속적인 보르도 와이너리 매입과 이탈리아 와인과 합작 등의 행보는 이러한 중국 와인시장의 잠재력과 발전 속도에 대한 투자전략으로 보인다.

반면 한국은 직거래 플랫폼은커녕 온라인 결제 및 택배거래조차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음성적으로 택배거래를 하는 작은 와인샵들에게 무거운 벌금을 매기는 등 세계시장의 흐름에 동떨어져 있다. 여기에 침체기까지 맞이한 한국 와인시장과 비교해볼 때 참으로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부디 마윈 회장의 중국 내 와인시장 확대 전략이 성공해서 한국의 온라인 거래 및 와인시장 활성화에도 영향을 미치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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