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다 여성 의원 나왔지만

상임위원장 18명 중 여성 2명

여성 예결위원장 탄생은 의미

 

20대 국회 상임위원장 18명 중 여성은 김현미 예결위원장과 남인순 여가위원장 단 2명 뿐이다. 1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방문한 정세균 국회의장과 상임위원장들이 현충탑을 참배, 분향을 하는 모습. ⓒ뉴시스
20대 국회 상임위원장 18명 중 여성은 김현미 예결위원장과 남인순 여가위원장 단 2명 뿐이다. 1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방문한 정세균 국회의장과 상임위원장들이 현충탑을 참배, 분향을 하는 모습. ⓒ뉴시스

‘일하는 국회’를 기치로 내건 20대 국회가 13일 개원식과 함께 18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면서 본격적인 의정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일부 상임위원장 임기를 1년으로 줄여 자리 나눠 먹기를 하거나 상임위원장직에 여성은 단 2명만 배정한 것은 일하는 국회나 성평등 국회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는 지난 13일 20대 전반기 국회를 이끌 18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상임위원장직은 더불어민주당 8개, 새누리당 8개, 국민의당 2개씩 나눠 맡았다.

먼저 새누리당은 여당 몫으로 운영위원회에 정진석 원내대표(3선), 기획재정위 조경태(4선), 법제사법위 권선동(3선), 정무위 이진복(3선),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신상진(4선), 안전행정위 유재중(3선), 국방위 김영우(3선), 정보위 이철우(3선) 의원이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3선의 김현미 의원이 여성 첫 예산결산특별위원장직을 맡게 됐다. 복지위 양승조(4선), 국토교통위 조정식(4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김영준(4선), 환경노동위 홍영표(3선), 외교통일위 심재권(3선), 여성가족위 남인순(재선), 윤리특별위 백제현이 임명됐다.

국민의당은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유성엽(3선), 산업통상자원위 장병완(3선) 의원이 맡게 됐다.

여야는 전문성을 중심으로 상임위원장을 내정했다고 했지만, 1년으로는 소관 부처 업무에 정통하기 어렵기 때문에 임기를 쪼개 나눠 먹기를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새누리당은 8개 상임위 중 법사위, 정무위, 미방위, 국방위, 정보위의 상임위원장의 임기를 1년으로 쪼갰다. 더불어민주당도 예결위와 운영위 위원장을 1년씩 번갈아 맡기로 했다.

국회법은 임기가 1년인 운영위를 제외하곤 ‘상임위원의 임기는 2년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소관 상임위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각 정당의 ‘밥 그릇 나눠먹기’ 앞에 대원칙이 깨진 셈이다.

20대 국회는 역대 최다 여성 국회의원(51명)을 배출하면서 여성 상임위원장 탄생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특히 상임위원장 선출 기준인 3선 이상 여성 의원이 늘면서 역대 최다 여성 상임위원장 탄생을 점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여성 의원에게 돌아온 상임위원장직은 18석 중 단 2석에 불과했다. 여성 의원 비율은 17%지만 여성 상임위원장 비율은 11%에 그쳤다. 당연직인 여성가족위원장을 빼면 사실상 여성 상임위원장은 김현미 예결위원장 1명이다. 두명 모두 더민주 의원으로 새누리당은 여성에게 상임위원장직을 내주지 않았다.

16대 국회부터 19대 국회까지 여성 상임위원장은 1명(5.9%)에서 최고 3명(18.8%)에 불과했다. 여성 의원이 가장 많이 배출된 20대 국회에서도 이런 상황이 재현된 셈이다. 위원장직의 여성 비율도 특정 성별이 60%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한 양성평등기본법에 따라 40%는 여성 몫이 돼야 한다는 여성계 요구는 물거품이 됐다.

주요 상임위에 배정받은 여성 의원의 수도 제자리 걸음이다. 이제까지 여성 의원들은 보건복지, 교육, 환경, 여성‧가족 문제 등을 다루는 상임위에 주로 배정받았다. 20대 국회에서도 국회운영, 재정, 경제, 국토, 정보 분야 상임위는 여성 대표성이 미미하다. 법사위에는 서영교, 백혜련 의원이 배정받았고, 정무위는 전체 24명 중 여성은 김영숙, 심상정, 박선숙, 제윤경 의원 4명이다. 기재위는 26명 중 박영선, 김현미, 이언주, 박주현 등 4명이 배정받았다. 반면, 여성·가족 정책을 다루는 겸임상임위인 여가위에는 전체 17명 중 금태섭, 김명연, 박주민 의원을 제외한 전원이 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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