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 동호회 찬우물(cw)의 경제소모임에서 약 5개월에 걸친 온라인 성폭력이 발생, 피해자를 포함한 동호회 회원들과 통신 여성모임 회원, 대학 여성운동모임 등으로 구성된 ‘김x일 온라인 성폭력 대책위’가 꾸려져 지난 7월 13일 정식으로 가해자를 고소, 법적 대응을 시작했다. 온라인 성폭력은 지금까지 ‘법적 개념 미비’, ‘증거 채택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법적 대응이 어려웠던 만큼 이번 대책위의 활동은 주목할 만하다. 사건 개요는 다음과 같다.

올해 1월 12일 경제소모임의 한 회원 김x일은(아이디 ‘유목민족’) 가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회원 L씨에게 메일을 통해 일방적으로 프로포즈했다. 이후 김씨는 L씨가 여러 차례에 걸쳐 거부의사를 표시했음에도 메일, PF(통신에서 자기 소개나 자신의 심정을 간략하게 적는 것. 수시 바꿀 수 있음) 인용, L씨를 거론한 게시물 공개게재 등의 방법으로 지속적으로 L씨를 괴롭혀왔다.

자신의 PF 내용을 김씨가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김씨의 PF에 계속 인용·표절하는 것에 불쾌감을 느끼고 있던 L씨는 김씨가 공개게시판에 “우리 자기 어딨어~”, “사랑이란 성행위에 대한 은유”, “예술이란 원래 위장된 성욕”, 난 그녀가 과감히 뿌리치지 않는 이상 평생을 쫓아다니기로 결심했다” 등의 내용을 올리자 3월 28일∼30일 게시판을 통해 공개 항의했다.

그러자 김씨는 이후로 6월 10일까지 70여일 간 게시판에 L씨의 이름이 거론된 110여 개의 게시물을 올렸는데 그 내용은 조롱과 노골적인 욕설, 여성비하적이고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것이었다. 사태가 여기에 이르자 소모임의 타회원들이 공개항의를 하고 자제할 것을 부탁했으나 김씨는 시정하기는커녕 “표현의 자유”라고 맞서며 그들에게도 욕설을 가했다.

이에 6월 10일 소모임의 모임지기가 본격적인 대응조치를 제안하는 글을 올리자 김씨는 자신의 게시물을 거의 다 삭제하고 아이디를 해지해 버렸다.

이에 6월 20일 정식으로 꾸려진 대책위는 한국성폭력상담소에 도움을 요청, 변호사의 자문을 구한 결과 “통신상의 갈무리는 증거로 인정되기 어렵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목격자가 많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다”는 답변을 얻었다.

한편 대책위는 사건 해결 과정에서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온라인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 작업을 진행시켜 나가고, 통신 공간에서 이같은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통신사 측에 신고센터 설치 및 가해자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할 계획이다.

이전에도 같은 동호회에서 심각한 온라인 성폭력 사건이 일어나 대책위가 구성되고 사건을 공론화시키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대책위가 제시한 ‘가해자 아이디 영구제명’ 등의 요구안은 통신사 측에 전달되기도 전에 동호회 운영진 차원에서 기각되는 일도 있었던 만큼 이번 사건의 대응 과정과 결과는 앞으로 통신 내 온라인 성폭력 사건을 해결하는 데에도 중요한 선례가 될 전망이다.

[조이 여울 기자 cognate@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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