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다양성이 가부장제 보다 덜 억압적
이슬람 다양성이 가부장제 보다 덜 억압적
  • 최형미 객원기자
  • 승인 2016.05.26 19:02
  • 수정 2016-05-28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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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에서 여성학을 공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활동가들을 만났다. 인도네시아는 공직자들에 의한 성소수자혐오 발언 문제와 시멘트 광산에 반대하는 여성들의 저항과 투쟁이 국제적으로도 이슈다. 이들이 왜 한국에서 여성학을 공부하고 있고 인도네시아의 여성이슈 현안은 무엇인지에 대해 들어봤다.

 

일시 : 5월 20일(금)

장소 : 여성신문 회의실

참석자 : 아유(이대 여성학 석사과정)

신타(이대 여성학 박사과정)

진행∙정리 : 최형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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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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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한국으로 여성학을 공부하러 온 특별한 이유가 있나

아유: 이화여대에서 아시아 아프리카 여성 활동가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EGEP)에 참석하면서 이곳이 여성학을 공부하기에 좋은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마침 인도네시아 지도교수도 이화여대 여성학과는 아시아 최고라고 조언해줬다.

신타: 학부와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공부하면서 젠더와 섹슈얼리티에 관심을 갖게 됐다. 2015년 2월에 자카르타에서 열린 <한아세안 기념 국제포럼>에 참여하면서 그때 이화여대에 여성학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한국에서 페미니즘을 배우면서 새롭게 느낀 점은?

신타: 학부와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공부하면서 젠더와 섹슈얼리티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한국에 와서 관심있고 궁금해 했던 이슈를 하루 종일 공부한다는 것이 기쁘다.

아유: 심리학을 공부하고 대학 졸업 후 섹슈얼리티 관련 NGO에서 일했다. 젠더와 섹슈얼리티를 이론적으로 공부하다보니 내가 했던 활동을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됐다.

한국에서 ‘유교’가 가부장제의 뿌리로 작동하고 있다고 알았다. 한국 여성들이 여전히 가부장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보고 놀랐다. 어떤 면에서 인도네시아 여성들보다 더 억압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무슬림 여성들이 가장 억압받는 여성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유: 인도네시아 이슬람은 아랍 이슬람과 다르다. 인도네시아의 특성은 ‘다양성’이다. 그런데 유교는 매우 획일적이고 가부장적이라는 생각이다. 어느 것이 더하다 덜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하나의 가치만 옳다고 여기며 그것을 내면화 하면 저항하기 어렵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적어도 인도네시아 이슬람은 많은 문을 가지고 있고 거기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신타: 이슬람이 다양하다고 하는 것은 그 안에서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근본주의도 그 다양한 것들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인도네시아에서 여성이슈를 다루는 무슬림 여성단체가 있다. 그들은 조혼, 여성 성기 절제, 중혼 등에 관해서 강하게 비판한다.

자바사회를 가부장적이라고 비판 한다. 그런데 자바에서 엄마라는 의미는 조금 다르다. 엄마는 전지전능한 강한 존재다. 그러니 자바사회를 가부장적이라고 단정해서 말할 수만은 없다.

 

-얼마전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이 “동성애는 핵전쟁보다 더 위험하다는 발언을 했다.

아유 : 올해 초 LGBT는 아주 뜨거운 이슈였다. 인도네시아 대학에서 시작되었는데 인도네시아 대학에는 SGRC(섹스 젠더 자료센터)가 있다. 이곳에서 LGBT를 위한 상담을 한다고 포스터를 여러 곳에 보냈다. 상담을 통해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극복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다는 내용이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SGRC가 LGBT 의 지지자들이라고 비난하기 시작했다.

국방부 장관이 혐오발언 이전에 이미 과학기술부장관이 먼저 LGBT가 대학이 있으면 안 된다고 했다. 동성애를 질병이라고 불렀고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고백 치료’를 통해서 동성애자들이 이성애자들로 바뀔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그들은 반성소수자 법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부통령은 LGBT 를 지원하지 말아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국내외 LGBT 단체나 혹은 다양한 단체들은 서로 연계 하고 진보적인 종교 단체와 함께 일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대통령 궁전 앞에서 여성들이 시멘트를 풀어 발바닥에 붙이고 시위를 했다.

신타 : 자바지역의 시멘트 광산개발에 반대하는 시위였다. 시멘트를 체취하면서 주변에 있는 물을 오염시켜 사람들이 식수를 얻을 수가 없게 됐다. 모든 사람들의 미래를 망가뜨리는 일이다.

여성들이 생활에 필요한 물과 음식을 마련하고 있으니 이것이 여성들의 이슈가 됐다. 여성들이 그곳이 우리의 땅이고 우리들의 권리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텐트를 치고 밤을 세며 그곳을 지켰다. 자바의 전통 옷을 입고 여성들이 약하지 않다고 주장했고 환경을 지키는 운동을 했다. 사람들에게 환경 정의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신타: 여성들은 시멘트광산관련 기업뿐 아니라 학교에도 찾아가서 시위를 했다. 대학에서 광산개발을 해야 한다는 학술연구를 해서 지원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밀양 송전탑 시위나, 반 핵발전소 운동 등의 현장에 가보면 활동이 주로 여성들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신타: 처음 시멘트 광산개발 반대 시위의 중심에는 주로 남성들이 있었다. 그들은 타협을 시도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여성들이 시위를 하니 변화가 일어났다. 망간광산이 있는 망가라이나 석탄광산이 있는 몰로에서 여성들이 누드 시위를 했다. 여성들은 자신들의 몸을 통해 그것이 땅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를 알려줬다. 여성들이 아이들에게 젖을 주어 먹여 살리듯이 자연어머니가 우리들을 먹여 살린다는 메시지였다. 누드시위 이후에 광산에 대해서 정부가 재고하기 시작했다.

아유 : 남성들이 시위를 이끌 때 그들은 정부에 폭력으로 대응했지만 여성들은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전달했다.

 

-아시아 여성들이 만나서 어떤 일을 함께 할 수 있을까

신타: 지금 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되고 있는 시멘트 시위는 국제적인 문제다. 여성신문에서 다루어 한국 사람들이 이것을 알고 지지하면 더욱 힘이 될 수 있을 거다.

아유: 미디어는 아주 파워풀하다.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 문화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 인도네시아에 지지를 보내 운동에 영향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다른 나라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에 중국의 성소수자 운동가 팅팅과 동료들이 정부에 의해 구금되었을 때 인도, 인도네시아 네팔 등에서 그를 풀어주라고 언론을 통해 여론을 확장시켰다. 함께 이런 일들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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