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분들, 제발 페미니스트가 되세요”
“남성분들, 제발 페미니스트가 되세요”
  • 이세아 기자
  • 승인 2016.05.21 09:55
  • 수정 2016-05-21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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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폭력 중단을 위한 필리버스터’의 기록 ①

민우회, 20일 ‘여성폭력 중단을 위한 필리버스터’ 열어

“일상화된 차별·폭력·혐오...이젠 바꾸자”

‘아라비안 나이트’가 될 걸?” 정말 그랬다. 살면서 겪은 여성 차별·폭력·혐오의 경험을 나누는 말하기대회가 열리자, 순식간에 백여 명이 모였다. 한국여성민우회 주최로 20일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서울 신촌에서 열린 ‘여성폭력 중단을 위한 필리버스터’의 열기는 뜨거웠다. 

‘강남역 살인사건’은 이제 여성혐오가 담론이 아닌 생존의 문제임을 보여줬다. ‘살아남은’ 여성들의 분노는 뿌리가 깊다. ‘여자라서’ 겪은 일상화된 폭력에 대한 고백은 이날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현장에서, 온라인 생중계로 이를 지켜본 이들은 공감과 분노, 연대와 지지를 표했다. 용기 있게 입을 연 참가자들의 발언을 기록해 정리했다.

 

20일 오후부터 서울 신촌 거리에서 열린 ‘여성폭력 중단을 위한 필리버스터’에서 한 참가자가 발언하고 있다.sumatriptan patch http://sumatriptannow.com/patch sumatriptan patchcialis coupon free   cialis trial coupon
20일 오후부터 서울 신촌 거리에서 열린 ‘여성폭력 중단을 위한 필리버스터’에서 한 참가자가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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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 “저는 회사에서 직원이 아닌 ‘여직원’이었습니다. 신체적 성희롱도 일상적으로 당했습니다. 신고도 했지만 모두 저를 비난했어요. 제 고통은 묻지 않고 예민하고 이상한 사람으로 여겼어요. 제가 힘들다는데, 주변에선 ‘별 거 아냐, 원래 사회가 그래, 버텨’ ‘모든 남자가 그런 거 아니야’ ‘네가 웃지 않고 상냥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랬을 거야’ 라고 했습니다. 제가 겪은 부당함은 왜 사소한 것입니까? 여자라서 겪은 일인데 왜 중요하지 않은 일로 치부되는 것입니까? 여자는 차별받아도 되는 존재입니까?

남자분들, 첫 직장에서 ‘(너는) 남자라 승진이 안 될 거야’ 라는 말 들어본 적 있나요? 남자라서 겪는 특권은 존재합니다. 당신이 운 좋게 남자라서 겪지 않는 것들을 나머지 인구의 절반은 겪고 있습니다.”

 

► (반려견과 함께 나온 참가자, 개와 함께 산책 중 많은 위협적인 말을 들었다며)

“어떤 아저씨들은 고함을 질러요. ‘그렇게 큰 개를 왜 데리고 다니는 거야?’ ‘쓸모도 없는 개는 집에다 메어놓지 왜 그렇게 데리고 다니느냔 말이야!’ ‘여기 내가 다 쥐약 쳐놨어 들어오기만 해봐!’ 라는 협박까지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런 험한 말들을 남자인 아빠는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아빠는 의아한 표정으로 ‘응? 나 있을 땐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동네 사람들 다 그러고 다니는데 무슨 말이냐’라고 했습니다.”

 

► “남자분들, 통금 압박 받아보신 적 있나요? 모임에 갔는데 누가 나를 따라오고 해코지하지 않을까 걱정해 보신 적 있나요?

그날 제가 탄 지하철 칸에 여성은 저를 포함해 둘 뿐이었어요. 갑자기 중년 남성이 욕을 하면서 조용히 자던 다른 여성의 머리채를 잡았어요. 사람들은 보고만 있다가 지하철이 멈추고 나서야 말리기 시작했어요. 당황했던 여성분도 ‘왜 그러냐, 그만하라’며 남자에게 욕을 했죠. 그 남자는 다른 남자들이 나선 후에야 조용해졌어요. 왜 다른 남자들에겐 아무런 행동도 말도 하지 못했을까요.

사람들은 (여자들에게) 처신을 똑바로 하라고 하는데, 아무것도 바뀌지 않아요. 여자라 태어난 이상 늘 조심하고 두려움에 떨며 살아가야 해요. ‘모든 남자들이 다 그런 건 아니야’. 맞아요. 일반화시키고 싶지 않아요. 전 (위험한 상황에서) 남자분들에게 도움도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하나의 지뢰를 피하기 위해 저는 늘 조심하고 또 조심하며 살아야 해요. 이건 단순한 혐오의 문제가 아니예요. 생존의 문제예요.”

 

► “제가 비둘기한테 한번 쪼인 적이 있어요. 그 뒤론 비둘기만 봐도 피해요. 무섭더라고요. 한번 비둘기에 쪼여도 그런데 성희롱·성폭력과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불안감과 분노가 얼마나 클까요? 남성들은 이런 경험이 낮설기 때문에 이해가 잘 안 될 거예요. 하지만 여성들의 경험과 감정을 알려고 노력해야 해요. 일단 말을 들으세요. 그게 시작이에요. 같이 살아요. 남성분들, 제발 페미니스트가 되세요.”

 

지난 17일 새벽 강남역 인근 공용화장실에서 30대 남성이 20대 여성을 수차례 칼로 찔러 살해한 ‘묻지마 살인 사건’이 발생한지 나흘째인 20일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이들을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cialis coupon free discount prescription coupons cialis trial coupon
지난 17일 새벽 강남역 인근 공용화장실에서 30대 남성이 20대 여성을 수차례 칼로 찔러 살해한 ‘묻지마 살인 사건’이 발생한지 나흘째인 20일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이들을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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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 “평범한 ‘개념녀’로 살아왔습니다. 비싼 커피를 마시면 ‘된장녀’이니까, 분식집 데이트를 하고 편의점 음료수로 목을 축였습니다. 하기 싫은 성관계도 곧잘 가졌습니다. 남자친구가 하자고 해서요. 돈이 없어도 늘 데이트 비용은 반반씩 냈고, 남자가 돈이 없다고 하면 제가 냈습니다. 불 꺼진 고속버스 안에서 성추행 피해가 만연할 때 ‘여자가 조심하면 되겠지’ 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게 그런 일이 닥쳤을 땐 공포에 떨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 “2주 전 부산 지하철에 탔는데 키 큰 남자가 따라오더니 번호를 달라고 했어요. 거절했는데 계속 쫓아오고, ‘왜 무시하냐’며 저를 때리려고 했어요.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자꾸 이 일이 생각나요. 나도 ‘무시했다’는 이유로 남자에게 폭행을 당할 뻔 했으니까.

강남역 살인사건을 두고 주변 남자들이 굉장히 놀라더라고요. 어떻게 일면식도 없는 사람한테 죽냐고. 여자들에게는 이게 일상인데요. 성추행 경험이 너무 많은데 일일이 트라우마를 가질 수가 없어요. 그러면 못 사니까. 발생 장소가 지하철, 버스인데 못 타면 어떻게 살아요. 무덤덤해져 버렸어요. 그런 식으로 폭력이 일상에 스미는 거라고 생각해요. 

‘조심히 가고 집에 들어가면 카톡해’ 라는 문자들, 남자들은 안 한다던데요. 택시에서 잠도 잔다면서요? 여자들은 왜 그렇게 못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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