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홧병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서 〈홧병〉(여성신문사 펴냄/8천원)이

경희의료원 홧병 클리닉 전문의 김종우 박사에 의해 출간되었다.

저자 김종우 박사는 “홧병 클리닉을 찾은 여러 환자의 고통을, 홧

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병원을 찾지 않고 있는 환자와 공유하려는 마

음에서 책을 썼습니다. 흔히 홧병을 개인적인 성격이나 사회 탓으로

돌리고 어쩔 수 없다고 말들 합니다. 홧병은 우리 문화에서 파생되

는 불가피한 질환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문화의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홧병으로 고생하는 사

람들의 고통이 너무나 심각합니다. 우리 문화, 우리의 인간관계와 함

꼐 한의학적인 해석을 통하여 홧병을 이해하고, 이를 극복하고 치료

할 수 있는 논의가 절실합니다”라고 출간 이유를 밝힌다.

그간 홧병은 흔히 나이 든 주부들이 걸리는 질환쯤으로 인식돼왔다.

또 너무나 흔한 질환이라 병이라는 인식조차 제대로 없었다. 그러나

1995년 미국정신의학회에서 홧병을 우리 나라의 문화특유 증후군으

로 등재하면서 우리나라 고유 질환으로 인정돼 홧병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요즘은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주부 홧병환자 뿐 아니라 남성

직장인, 학생들까지 홧병 증상을 호소하고 있어 홧병의 재조명은 불

가피하다.

책에서는 홧병이란 무엇이고, 과연 우리 나라에만 있는 질환인지, 여

성이 특히 홧병에 잘 걸리는 이유는 무엇이며 치료와 예방법은 무엇

인지 상세히 풀어내고 있다. 아울러 홧병과 비슷한 질환으로는 무엇

이 있으며, 주요 증상이 어떤지도 살펴보고 있다.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주부 홧병을 여성문제의 시각에서 바라본 점.

가정 주부가 수퍼 우먼이 되기 바라는 무언의 사회적 요구가 주부

홧병환자들을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부의 일은 파출부, 보모, 유아교육자, 재테크 전문가, 경조

사 관리자 등 1인 10역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일들이 하

나의 권리가 아니라 의무로 인식되고 사소한 일로 치부되고 있어 주

부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이를 해소하지 못한 주부 홧병환자가 발

생한다.

이밖에도 홧병 담당의로서 저자가 그간 홧병 클리닉을 찾은 사람들

의 사례를 원인별로 분류한 장을 보면 우리 사회에 얼마나 다양한

홧병 환자들이 있는지, 또 이들이 주위에서 흔히 볼수 있는 우리 이

웃인 지를 알 수 있다.

아직 일반에게 생소한 한방 신경정신과의 홧병 클리닉을 통해 이

시대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엿볼 수 있는 것도 이 책이 이룬 성과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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