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40대 초반 엄마입니다. 전업주부로 산 지 오래되었지만 과거 대학에서는 문헌정보학을 전공했습니다. 졸업 후 취업을 고민하던 즈음 지금의 남편을 만나 일찍 결혼했습니다. 지금은 둘째가 유치원을 다니고 있는데, 이제 학교에 입학하면 저도 일을 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틈틈이 교회나 지역 도서관 등에서 자원봉사로 서류정리를 하거나 간단한 아르바이트 등의 일은 해본 적이 있지만, 경력이 없으니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지금이라도 제 전공을 살려 사무직으로 취업할 수 있을까요? 가능하면 아이가 유치원에서 돌아오는 시간에 집에 있을 수 있는 시간제일자리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A. 막연한 직종 접근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보세요

40세 즈음이 되면 여성들은 ‘지금껏 뭘 하고 살았나’ 조바심도 나고 뭔가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해집니다. 10년 이상의 사회생활 공백이 이어지게 되면 다시 일터로 나오는 것이 당연히 두려워지지요. 무엇보다 취업 의지를 가진 용기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보내주신 사연을 보니 ‘사무직’을 희망하신다는 것과, 고용 조건으로 ‘시간제일자리’이면 좋겠다는 두 가지 조건을 달아주셨네요. 그런데 이런 일자리를 알아보기 전에, 저는 우선 선영씨가 과연 무엇을 원하며,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를 먼저 여쭙고 싶습니다. 전공을 살리는 분야로서 사무직을 원하시는 건지, 혹은 활동적인 분야로 직업을 갖기 어려울 것 같다는 판단 때문인지에 따라 앞으로의 진로 설계는 많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말씀하신 사무직종은 전공을 불문하고 전 직업에서 찾아볼 수 있으니까요.

우리가 보통 ‘사무직’이라고 말하는 일은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활용해 업무를 보는 모든 직업을 가리킵니다. 사무직이라면 당연히 컴퓨터와 문서 활용능력이 필요합니다. 혹시 워드나 엑셀, 파워포인트 같은 MS 오피스 프로그램을 다루기 어렵다면, 이 부분부터 준비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인근 여성인력개발센터, 주민센터나 직업교육기관에서 사설 학원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배울 수 있습니다.

그 다음 관심 있는 직무 분야를 정해 구직활동을 해보세요. 예를 들어, 서류정리 자원봉사를 하셨다고 했는데, 그 일이 적성에 잘 맞았다면 영업이나 마케팅 분야의 채용공고 보다는 관리나 총무 분야의 공고를 찾는 식으로 말이지요. 이런 식으로 평소 관심이 있거나 익숙한 직무분야로 먼저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선 채용 포털 사이트(워크넷, 사람인, 잡코리아 등)에서 관련 채용정보를 검색해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채용공고에 나타나있는 필요 경력, 교육, 자격증 등을 따로 정리해보세요. 중복되는 정보나 자주 요구받는 것들이, 바로 취업을 위해 준비해야 하는 첫 번째 자격 요건들이 될 테니까요. 대부분의 사무직종은 교육이 따로 필요 없는 경력자를 선호합니다. 선영씨도 하나 둘 경력을 쌓다 보면, 더 좋은 일자리로 나아갈 수 있을 겁니다. 물론 구직활동은 혼자 하는 것보다 주변 지인이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단순히 정보를 얻는 일뿐 아니라, 지치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도움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고용센터, 구청 취업센터, 여성인력개발센터 등 전문직업기관에서 상담을 받고 현재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를 우선 체크해보세요.

그리고 무엇보다 당장 안정적인 직장으로 진입하겠다는 생각보다, 우선은 경력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도전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시간제 일자리는 우리 여성들이 일반적으로 선호하지만 막상 구인처(기업)의 입장에서 내놓는 일자리로는 많지 않습니다. 먼저 원하는 직종을 고르고, 필요한 자격요건을 교육훈련을 통해 갖추면서 구직활동을 해보시기를 권합니다. 보다 구체적인 구직활동을 통해 시간제, 전일제 일자리 선택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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