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디자이너가 들려주는

보석에 얽힌 욕망의 세계사

『보석 천 개의 유혹』

 

sumatriptan patch sumatriptan patch sumatriptan patch
sumatriptan patch sumatriptan patch sumatriptan patch

대개 여성이 남성보다 보석을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만, 보석을 좋아하는 건 남녀노소 차이가 없다. 그래서일까. 보석을 갖고자 했던 숱한 사람들의 욕망은 세계사를 바꿀 정도였다. 『보석 천 개의 유혹』은 보석을 쟁취하기 위한 역사 속 인물들의 욕망 분투기다. 역사와 물리를 공부하고 보석 디자이너가 된 특이한 이력을 소유한 저자 에이자 레이든은 여덟 가지 보석에 얽힌 인간의 욕망을 소상하게 풀어낸다.

17세기 네덜란드 사람 페테르 미나위트는 신대륙 원주민에게서 맨해튼 섬을 지금 돈으로 24달러 가치밖에 되지 않는 유리구슬을 주고 사들였다. 미국 역사에서 가장 큰 사기 행각으로 기록되고 있지만, 유리구슬을 주고받은 사람 누구도 밑지는 장사를 하지 않았다. 16∼17세기 유리구슬은 귀중품이었고, 대개의 곳에서 화폐와 같은 효력을 발휘했다. 유럽을 벗어나면 희귀한 상품이었기 때문에 원주민들은 맨해튼 섬을 팔 수 있었다.

다이아몬드는 그다지 희귀한 보석이 아님에도 한 다이아몬드 회사의 광고 전략의 영향으로 오늘날까지 귀한 보석 대우를 받게 됐다. 다이아몬드 회사 드비어스는 다이아몬드를 결혼반지의 대명사로 만들었는데, 그 주인공은 1477년 훗날 신성로마제국의 황제가 되는 18세의 막시밀리안 대공과 그가 청혼한 부르고뉴의 마리였다.

막시밀리안 대공은 역사상 처음으로 세공된 다이아몬드 약혼반지를 들고 영원한 사랑 부르고뉴의 마리에게 청혼했다. 하지만 막시밀리안 대공이 마리에게 한 청혼은 정치적 구애였을 뿐이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로맨스로 영리하게 포장해 광고로 만들어졌고, 전 세계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진주도 세계사를 바꾼 보석 중 하나다. ‘라 페레그리나’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진주로, 완벽한 서양배 모양의 커다란 흰색이다. 16세기 스페인 국왕 펠리페 2세는 영국과 동맹 관계를 맺고자 영국의 메리 1세에게 라 페레그리나를 청혼 선물로 보냈고, 두 사람은 결혼했다. 하지만 메리 여왕보다 라 페레그리나를 더 갖고 싶어 했던 사람이 있었다. 메리 여왕의 이복동생 엘리자베스다.

흥미롭게도 메리는 죽기 전에 자신이 싫어하는 이복동생이 라 페레그리나를 물려받는 게 못마땅해 라 페레그리나만큼은 남편에게 돌려주라고 유언을 남겼다. 이후 엘리자베스 1세는 해적을 이용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는데, 에스파냐 함대까지 전멸시키면서 펠리페 2세의 에스파냐를 나락을 떨어뜨렸다. 이 모든 것이 진주를 갖고자 했던 엘리자베스 1세의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세상에 처음 등장한 손목시계에는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었다. 19세기 스위스의 코르코비치 백작 부인은 시계장인 파테크 필리프에게 화려한 장신구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는데, 다이아몬드가 박힌 초소형 시계였다. 온 유럽 여성들은 다이아몬드가 박힌 시계 리슬릿을 갖고 싶어 했고,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여성용 장신구로 인기였다.

손목시계가 남성들의 필수품이 된 것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로, 군인들은 양손을 자유롭게 쓰면서도 시간을 확인할 수 있어야 했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미군과 유럽 남성들은 손목시계를 사랑했다. 『보석 천 개의 유혹』은 인간의 욕망이 어디까지 커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하여 우리의 관심과 마음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바로미터 같은 책이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