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건립 기본계획 발표
9000㎡ 부지에 150억원 투입
위안부 피해 증언 들을 수 있는
일본군‘위안부’ 역사관도 설치
여성 관련 문화유산을 총망라하고 역사 속 여성의 역할을 조명하기 위한 ‘국립여성사박물관’이 용산공원 내에 들어선다. 정부는 일본 강점기 육군 장교 관사로 쓰이던 건물을 증개축해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여성가족부가 서울 용산공원 부지 내에 조성을 제안한 ‘국립여성사박물관’의 건립 마스터플랜이 공개됐다. 지난 달 29일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열린 ‘용산공원 콘텐츠 선정 및 정비구역 변경’ 공청회에서 여가부는 연대기관을 비롯해, 분야별로 이뤄진 테마 전시관, 통일과 다문화 사회의 전망을 담은 미래체험관, 일본군위안부 역사관 등으로 구성된 국립여성사박물관 건립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총 150억원을 들여 부지면적 9000㎡(2700평), 연면적 3000㎡(900평)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여가부에 따르면 먼저 5000년 역사 속 여성의 업적과 주요 여성인물을 중심으로 한 연대기관을 시작으로 가족·경제·정치·종교·사회활동·교육문화 등 분야별 전시관도 세워진다. 미래체험관은 통일과 다문화 사회의 전망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꾸며진다. 일본군위안부 역사관에서는 역사적 고증을 통해 당시 위안소와 피해 실상을 축소 모형으로 보여준다. 일본군과 일본 정부의 조직적 위안부 피해자 동원과 위안소 운영실태에 관한 사료도 함께 전시한다. 특히 터널 형태의 공간을 지나면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 영상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증언 터널’을 만들 예정이다. 일본군위안부 역사관은 여성사 전시관(764㎡)과는 별도로 660㎡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이기순 여가부 여성정책국장은 건립 계획을 발표하며 “한국 근현대사 검정 교과서 6종에서 여성사 서술 분량은 전체의 3~6%에 수준으로 여성 인물에 대한 서술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기존의 박물관의 전시콘텐츠에도 여성 관련 내용이 부족해 양성평등의 역사관을 갖기 어렵다”면서 국립여성사박물관이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여성사전시관이 전시공간이 협소하고 소장유물도 적어 제기능을 다하지 못한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실제 경기 고양시 정부고양지방합동청사에 위치한 국립여성사전시관은 전시공간과 수장고(111㎡, 약 33평)를 합쳐 약 826㎡(250평) 규모다. 예산 4억4000만원, 직원 5명, 소장유물도 5167점에 불과해 성평등 의식과 여성의 자긍심 고취, 역사교육의 장으로 폭넓게 활용하기에는 장소가 좁고 콘텐츠가 부족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여가부는 전시 콘텐츠의 세부 사항은 민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최종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용산공원에 들어설 국립여성사박물관은 일제 강점기 장교 관사로 쓰인 건물로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용산공원 부지(243만㎡)에는 일제강점기부터 일본군과 미군에 의해 건립된 건축물이 1200여동에 이른다. 용산공원추진단은 이 가운데 일제 시대 병영과 감옥 등 역사적 가치를 지닌 건축물 80여동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안창모 경기대 건축대학원 교수는 공청회에서 “여성사박물관은 일제강점기 장교 숙소로 쓰인 건물을 제안받았는데, 건물 자체의 역사적 가치를 가치가 여성사박물관의 건립 필요성과 잘 결합된다”고 말했다.
용산공원에 입지할 콘텐츠는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 심의를 통해 오는 6월 최종 확정된다. 이후 2017년까지 기본설계와 조성계획을 마련하고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사어버 시행자 선정과 실시 설계를 진행한 후 2019년에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