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은 성평등 정책 해결 위한 방안의 일부일 뿐
인식 전환이 선행돼야
프랑스 최초로 교육부장관에 여성 임명
정치, 경제 분야에 여성 두각 뚜렷
프랑스는 유럽연합(EU)국가 중 출산율이 2.01명으로 가장 높다. 프랑스가 오랜 저출산의 늪에서 헤어날 수 있었던 이유는 임심과 출산, 육아와 교육에 이르기까지 통합적인 정책, 세제 혜택 등이 실효를 거두었기 때문이다. 한불수교 130년을 맞아 최근 파비앙 페논(사진) 주한 프랑스 대사를 주한 프랑스대사관저에서 만나 프랑스의 성평등 정책에 대해 들어봤다.
-프랑스의 성평등 현황, 특히 일·가정양립의 현황은 어떤가
“프랑스는 성 관련 불평등과 맞서는데 매우 적극적이다. 불과 2년 만인 2013년에서 2015년 사이에 프랑스는 세계경제포럼 성 격차보고서에서 45위에서 16위로 올라갔다. 프랑스에서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현재 85%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성에 따른 임금 격차는 신속하게 줄어들고 있다.
일과 가정의 양립에 관해서는 프랑스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나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2014년 여성 1인당 2.01명을 출산함으로써 프랑스는 유럽연합에서(아일랜드와 나란히) 출생률 1,2위를 자랑한다. 인구의 ¼은 20세 미만이며 프랑스 경제의 미래를 위한 중대한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 프랑스에서 중요한 법안들이 통과했는데 할당제를 실시하고 성 관련 불평등을 금지시키는 내용이었다. 예를 들어 2017년 그리고 2018년에 각각 대기업과 고위행정직에서 이사회의 최소40%가 여성이어야 한다.
그렇지만 법안은 해결방법의 일부분일 뿐임을 잊으면 안 된다. 특히 남성들이 성 평등 문제의 현실을 인식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정치 분야는 어떤가
“ 프랑스 정부는 성평등을 이루고 있다(남성 19명과 여성 19명). 더 자세히 살펴보면 남성장관(9명)과 같은 수의 여성 장관이 있고 남성 차관급(10명)과 같은 수의 여성 차관급 인사들이 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유일한 상황이다.
2014년 이후 프랑스 역사상 처음으로 교육부 장관이 여성인데 그렇기 때문에 여러 상황들이 더 빨리 발전할 수 있게 되었다.
여성 정치인 수도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국회에서 여성들이 차지하는 의석 수 비율도 현저히 증가하고 있는데, 마지막 선거 이후 26%를 달성했다.”
-비지니스 분야에도 여성들이 많이 진출하고 있는가
“몇 주 전 이자벨 코셰(Isabelle Kocher)가 Engie라는 프랑스 회사의 대표로 임명되면서 프랑스 40위 대기업그룹인 CAC40그룹 최초의 여성 대표가 되었다.
또 다른 좋은 예로는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가 있는데 최근에 IMF 총재로 재임명된 바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는 이제 포브스 매거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5위에 올랐다.
프랑스는 2005년에 여성경제사회포럼이 창설된 국가이기도 하다. 매년 프랑스 도시인 도빌에서 포럼이 열리는데, 여성 리더 특히 비즈니스 분야의 여성들이 발표할 수 있게 한다. 오늘날 이 포럼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포럼 중 하나로 간주되며 흔히 “여성들의 다보스 보럼”이라 불리기도 한다.”
“아이의 아버지로서 외교관임과 동시에 아이를 키우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다. 일을 하는 부인과 함께 서로 돕는다. 또한 프랑스와 해외 모두에서 보육제도의 혜택도 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가장 어린 딸이 매일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데, 그곳에서 유일한 외국인이지만 매우 행복하게 다니고 있다.”
-육아 지원 정책은 무엇인가
“프랑스는 특히 작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가장 긴 육아휴직 제도를 도입했는데 양쪽 부모 모두 한 아이당 6개월 동안 풀 타임 육아휴직을 할 수 있다. 보육시설을 늘리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들도 있었는데, 오늘날 보육원 수가 약 40만개에 육박한다.
재정 지원 및 너그러운 세제 정책도 큰 역할을 했다. 첫 번째 아이가 출생하면 부모들은 ‘출생 수당’을 받게 되고 둘째부터는 ‘가족 수당’을 받고 셋째부터는 세금 혜택을 받는다.
이러한 정책들이 한국에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OECD국가에서 현재 가장 낮은 출생률을 기록하는 나라 중 하나이기도 하다. 어떤 정책들은 비용이 많이 들기도 한다. 프랑스는 가족 정책에 연간 800억 유로를 할애하고 있는데 이는 미래를 위한 투자로 여겨야 한다.
-한불수교 130년이 됐다
“한국 내 프랑스의 해는 2016년 12월까지 이어진다. 약 200개의 행사가 서울과 한국의 주요 도시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모든 분야(예술과 문화, 경제, 과학과 혁신, 대학교류 협력과 청년 교류, 식문화, 스포츠 등)를 아우를 예정이다.
2016년에는 프랑스 대통령의 한국 국빈 방문 기간에 서명된 행동 계획과 협약, MOU등을 시행함으로써 우리의 협력관계를 강화시킬 것이다.
앞서 언급한 협약에는 다음과 같은 우선 순위가 있다. 국제 및 포괄적 이슈에 관한 양국 대화의 강화, 안보 및 국방 협력의 발전, 경제관계의 다양화 특히 미래지향적 기술 같은 창의적 산업과 스타트업, 그리고 관광과 같은 새로운 분야, 대학교류협력, 학생 이동, 직업교육 강화, 지방과 도시 간 교류 발전 등이 있다.
그러므로 한불 상호교류의 해는 우리 두 나라와 국민 간 장기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는 매우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