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여성단체연합,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대전여성폭력방지상담소시설협의회, 대전충남인권연대, 도담도담, 양심과인권나무가 21일 중구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미스코리아 대전·충남 예선대회 개최 업무협약을 취소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대전여성단체연합,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대전여성폭력방지상담소시설협의회, 대전충남인권연대, 도담도담, 양심과인권나무가 21일 중구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미스코리아 대전·충남 예선대회 개최 업무협약을 취소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중구청, 5월 28일 중교로 ‘차없는 거리’서

대전·충남 예선 치르기로 한국일보와 업무협약

 

대전시내 6개 여성·시민단체 긴급 기자회견

“성평등이 정부 국정과제인데 지자체는

외모지상주의 조장하는 미인대회 지원?

박 구청장, 당장 철회 않으면 강력히 대응”

대전 중구청(구청장 박용갑)이 여성을 상품화하는 미스코리아선발대회를 주말에 가족 나들이객이 오가는 중교로 ‘차없는 거리’에서 치를 것으로 알려져 여성·시민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전여성단체연합,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대전여성폭력방지상담소시설협의회, 대전충남인권연대, 도담도담, 양심과인권나무는 21일 중구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지방자치단체가 공공성을 훼손하고, 성평등에 위배되는 미스코리아선발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전국적인 망신”이라며 “미인대회 지원 협약을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중구청장실을 항의 방문했으나 박 구청장의 부재로 만나지 못했다. 이들 단체는 박 구청장측에 공식 면담을 요구했다.

앞서 박용갑 구청장은 최정복 한국일보 대전총괄본부 본부장과 지난 7일 구청장 집무실에서 중교로 ‘차없는 거리’ 토요문화마당 활성화와 미스코리아 대전·충남 예선대회 개최를 위한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2016 미스코리아 대전·충남 예선대회’는 5월 중 1, 2차 예심을 거친 후 28일 오후 6시30분 중교로 ‘차없는 거리’ 토요문화마당에서 치러질 예정이라고 중구청은 밝혔다. 박 구청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미스코리아 대전·충남 예선대회가 중교로에서 열릴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 주신 최정복 본부장께 감사드린다”며 “성공적인 선발대회가 개최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박용갑 대전 중구청장(오른쪽)이 지난 7일 중구청장 집무실에서 한국일보 대전총괄본부와 중교로 ‘차없는 거리’ 토요문화마당 활성화와 미스코리아 대전·충남 예선대회 개최를 위한 업무협약식을 갖고 있다.
박용갑 대전 중구청장(오른쪽)이 지난 7일 중구청장 집무실에서 한국일보 대전총괄본부와 중교로 ‘차없는 거리’ 토요문화마당 활성화와 미스코리아 대전·충남 예선대회 개최를 위한 업무협약식을 갖고 있다.

여성단체는 박 구청장의 인식이 ‘상식 이하’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김경희 대전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정부가 지난해 7월 양성평등기본법을 시행한 이후 성평등 문화 확산이 중요한 가치로 대두되고 정부 정책으로 추진되고 있는데 박 구청장이 미인대회에 협조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인식”이라며 “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미인대회를 지원하는 행위는 규탄 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임원정규 대전여연 사무처장은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제시하는 미인의 기준은 18~24세로 젊다 못해 어리다. 키 170cm 이상에 몸무게 45kg 이하로 날씬하다 못해 앙상한 외모에 성형으로 변형시켜야 하는 왜곡마저도 허용되는 인위적인 대회”라며 “이 대회가 어떻게 문화행사인가. 구청이 미인대회 심사를 위해 대회의실을 지원하고, 아이들이 오가는 ‘차없는 거리’에 특설무대를 설치한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전여성단체연합,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대전여성폭력방지상담소시설협의회, 대전충남인권연대, 도담도담, 양심과인권나무는 21일 중구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지방자치단체가 공공성을 훼손하고, 성평등에 위배되는 미스코리아선발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전국적인 망신”이라고 규탄했다.
대전여성단체연합,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대전여성폭력방지상담소시설협의회, 대전충남인권연대, 도담도담, 양심과인권나무는 21일 중구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지방자치단체가 공공성을 훼손하고, 성평등에 위배되는 미스코리아선발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전국적인 망신”이라고 규탄했다.

미스코리아선발대회는 여성의 미를 획일화시켜 우리 사회의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고, 여성을 상품화하는 행사라는 인식이 보편화돼 지난 2002년부터 지상파 방송에서 중계가 중단되면서 존폐 기로에 섰다. 지난 2011년 포털사이트에서 5만명의 누리꾼을 상대로 미스코리아선발대회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과반수 이상이 ‘미의 가치를 왜곡시키는 대회’ ‘여성의 상품화를 조장하는 행사’라며 반대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또 지난해 7월 케이블 채널을 통해 대회가 생중계된 후 “중간중간 보기 민망한 장면이 나와서 가족끼리 도저히 볼 수 없었다” “여성평등 어쩌니 그래도 성상품화하는 건 여전하다”는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선정성이 짙어진 비키니 심사, 미의 기준이 제각각 다른 상황에서 사람의 외모를 점수화하는 미인대회에 대한 대중의 반발은 거셌다.

이들 단체는 “수년전까지 우후죽순으로 열렸던 지방자치단체의 특산물 아가씨 선발대회도 양성평등 사회에 맞지 않는다는 여론에 힘입어 예산 지원 등의 협력이 중단되고 있는 추세”라며 “박 구청장이 미인대회 지원 계획을 철회하지 않으면 여성계는 시민사회와 함께 온오프라인을 통해 더욱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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