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20달러 지폐의 새 모델로 흑인 여성 인권운동가 해리엇 터브먼(Harriet Tubman)이 결정됐다.
미국 재무부는 제7대 앤드루 잭슨 대통령을 대신할 20달러 지폐의 앞면에 노예해방에 앞장 선 흑인 인권 운동가 해리엇 터브먼을 선정했다고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흑인이 미국 화폐의 모델로 등장하는 것은 최초이고, 여성이 지폐 인물로 선정된 것은 1891년부터 1896년까지 통용된 1달러짜리 은 태환 증권(silver certificate) 이후 처음이다.
노예 출신인 터브먼은 1822년 농장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며 1849년 농장에서 탈출한 뒤 다른 노예들을 북부로 탈출시켰다. 이후 남북전쟁에도 참전했고, 전쟁 이후에는 흑인 인권운동에 헌신했다.
터브먼은 또 말년에는 여성 참정권을 위해 활동하기도 했다. 뉴욕, 보스턴, 워싱턴 D.C. 등으로 가 여성 투표권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남북 전쟁 동안의 그리고 이후의 활동을 얘기하면서, 현대에 와 희생되었던 수많은 여성들은 남자와 동등한 능력을 지녔었다고 역설했다. 또 흑인 여성 국립 동맹이 1896년 창설된 후, 터브먼은 첫 회의에서 중요 연설자로 참여하는 등 활동을 이끌자 미국 언론들이 그의 업적을 소개하기도 했다.
미 재무부는 또 10달러 뒷면에 여성참정권 운동가들의 모습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5달러 지폐 뒷면에는 마틴 루서 킹 목사와 엘리노어 루스벨트 등 인권운동가를 더하기로 했다.
지난해 미국의 한 여성 단체는 20달러 지폐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터브먼을 선정하기도 했다. 터브먼을 내세운 새 20달러 지폐는 2030년 발행될 예정이다.
재무부는 2020년까지 이들 지폐 3종의 최종 도안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2020년은 미국에서 여성 참정권을 보장한 뒤 100주년이 되는 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