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시위를 시작하기 전에 일본과 에콰도르의 큰 지진으로 인명사고를 당한 분들을 위해 여러분과 함께 묵상기도를 하고자 합니다.”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제1227차 정기 수요시위는 지진 피해자들을 위한 묵념으로 시작됐다.
김복동 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양사언의 시조 ‘태산이 높다 하되’를 외운 뒤 “우리 국민은 태산을 다 올랐다”며 “국민이 똘똘 뭉쳐서 힘차게 살아나가고 남을 위해서 동정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위안부 피해자들을 후원해주는 일본 국민이 많으니 우리도 일본 지진 피해자들을 위해 도움을 줍시다”라며 모금에 동참할 것을 부탁했다.
김복동 할머니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 상임대표는 오늘만큼은 정의기억재단이 아닌 일본 지진 피해자들을 위한 모금을 받겠다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숭고한 뜻에 함께하시는 분들은 모금에 동참해달라고 밝혔다.
윤 상임대표는 이어 처음 정대협을 만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윤 상임대표에 따르면 1970년대에 급증한 일본인 남성의 한국 여행은 ‘기생관광’이라는 나쁜 이미지를 만들었다. 이는 현대판 일본군‘위안부’와 같다며 1988년 제주도에서 열렸던 국제세미나에서 문제를 제기했던 것이 정대협 활동의 시작이었다.
윤 상임대표는 “1990년 전국각지의 37개 여성단체가 정대협을 만들었고 할머니들이 살아있는 증거가 되어주셨다”며 “정대협이 활동을 시작한 뒤 1992년부터는 한국뿐 아니라 필리핀, 중국, 대만,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네덜란드 등 세계 각지의 위안부 피해자들이 함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것이 정대협이 평화로에서 25년간 만들어 온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상임대표 윤미향)가 주최하고 한국기독교장로회 여신도회 전국연합회가 주관한 이 날 수요시위에는 예수성심시녀회, 한국작가회의, 선한목자예수수녀회, 프라도수녀회, 소녀상농성단같이하자, 마리몬드, 평화나비네트워크, 역사문제네트워크 등이 참석해 지난해 12·28 한일 합의 무효를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