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
시민사회단체 등 조직 운영 경험 풍부
여성가족복합공간 콘텐츠 개발 박차
“여성들은 사업도 내 살림하듯 한다. 현장에서 만난 여성들은 100만원을 1000만원의 가치로 쓰고, 최대한 절약하며 썼다. 여자들에게 투명 DNA가 있나 보다. 이렇게 훌륭한 DNA를 가지고 이뤄낼 멋진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좋은 연구자들이 모여서 정책을 생산하는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을 여성 NGO들이 다이내믹하게 드나들 수 있는 매우 북적이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
지난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에 취임한 강경희(57)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막중한 소임을 맡아 어깨가 무겁다”면서도 “멋진 여성들과 함께 성평등한 서울을 만들어 보리란 기대로 설렌다”고 말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한국여성재단, 미래포럼, 막달레나공동체, 여성환경연대, 아시아위민브릿지 두런두런 등 대학 졸업 이후 줄곧 NGO 단체에서 활동한 강 대표이사는 주로 자금 모금을 주도하는 펀드레이징 전문가로 활약했다.
한국여성재단 사무총장을 지낼 때는 결혼이주여성의 친정방문 사업을 선도적으로 지휘했다. 한국 문화 적응에 초점을 맞춘 당시 정책과는 다른 접근이었다. 결혼이주여성의 남편과 아이들은 아내이자 엄마가 고국에서 유창하게 대화하고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인정받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제 친정방문 사업은 대표적인 다문화 정책으로 자리 잡았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서울 여성의 경쟁력 향상과 사회참여, 복지증진을 통한 성평등 도시 실현을 위해 2002년 설립된 서울시 출연기관이다. 여성일자리를 비롯해 일·가족양립, 여성안전, 가족·돌봄 지원 등 실천정책 개발을 위해 연구하고 있다. 또 지역 풀뿌리 조직과 협력하고, 여성가족참여프로그램 확대 등에도 힘쓰고 있다.
복지현장을 누빈 강 대표이사는 “아직 촘촘한 공공기관 조직생활이 낯설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답은 현장에 있다”는 그는 “복지현장의 다양한 여성 NGO 활동가들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조직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하며 “재단 실무진들이 관심을 갖고 같이 만들려는 의지를 보여줘 고맙다”라고 말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 중 하나는 여성가족복합공간 콘텐츠 개발이다. 재단 바로 앞 미군부지 이전 자리에 2019년 ‘스페이스 살림’이 들어설 예정이다. ‘스페이스 살림’은 여성과 가족 분야의 미래 이슈를 발굴하기 위해 서울시가 추진하는 공간이다. 재단은 스페이스 살림을 가득 채울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공예 등 여성들의 손재주가 일자리와 취업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손살림 프로그램과 1인 가정, 이혼가정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모여 소통하고 치유 받는 가족살림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살림포럼’을 발족한다. 다양한 민간단체와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스페이스 살림을 지지하고 직접 참여하는 네트워크가 가동된다.”
재단은 1인 가구 증가 등 가족변화에 맞춰 세대별 맞춤 정책을 제공하고자 2030, 4050, 6080 세대별 서울의 1인 가구 여성의 삶도 연구하고 있다. 또 일·가족양립 지원도 중요한 정책 사업 중 하나다. 재단은 일·가족양립 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일·가족양립 직장문화조성을 위해 직접 찾아가는 맞춤형 컨설팅을 하고 있다.
강 대표이사는 “육아휴직 제도 등 관련법과 제도는 많이 도입됐지만 현장에서 잘 실행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며 “일·가족양립은 사용자의 동의가 중요하다. 중소기업 대상으로 컨설팅하고, 성과를 낸 기업에 시상도 했다. 좀 더 많은 기업이 일·가족양립 제도를 수용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재단은 서울여성플라자와 성평등도서관도 운영하고 있다. 서울여성플라자는 각종 교육·회의·세미나·워크숍 등을 위한 공간으로 대규모 행사가 가능한 국제회의장과 아트홀 봄, 회의실과 중급규모의 시청각실, 소규모 행사의 세미나실 등을 대관한다. 여성단체 활성화와 역량 강화를 위한 NGO 센터도 있다. 별난 놀이터(시간제보육), 성평등자료실 등의 성평등 테마공간도 갖추고 있다.
강 대표이사는 “성평등도서관은 동작구 지역사회의 여성단체·모임들과 함께 만드는 도서관으로 활성화할 예정”이라며 “서울여성플라자도 좀 더 많은 시민이 기대를 안고 찾아오시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500만 서울 여성과 그 가족들이 편안하고 재미있게 참여하는 곳”이라며 “무언가 창조해서 기쁨을 얻어가는 곳, 설레는 마음으로 다시 찾고 싶은 곳, 그렇게 사랑받는 ‘서울시 여성·가족의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임직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