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게도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로 손꼽힌 통계는 대부분 불명예스러운 내용이다. 이번 통계도 그렇다. 지난 20여 년간 우리나라의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 속도는 OECD 회원국 중 1위라고 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OECD 전체 회원국의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990년 10.29톤에서 2013년 9.55톤으로 감소했지만, 우리나라는 5.41톤에서 11.39톤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증한 원인은 각종 연료, 그중에서도 석탄연료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평가대상 기간 동안 우리나라의 석탄연료 연소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990년 9000톤에서 1995년 1억톤, 2000년 1억8000톤, 2005년 2억톤, 2010년 2억8000만톤에서 이어 2013년에는 2억9000만톤까지 늘어났다. 이는 OECD 국가 전체(40억톤)의 7% 수준이다.
석탄연료의 사용 증가는 온실가스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는 30~50%가 중국에서 날아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절반 이상은 국내에서 발생한다. 석탄화력 발전소와 자동차의 배출가스 등이 주요 발생원이다.
지난해 나온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계획중인 화력발전소가 모두 건설되면 전국적으로 24.56㎍/㎥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지난해보다 두 배 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그로 인해 원래 수명보다 일찍 사망하게 되는 시민들의 숫자가 연간 1144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에 석탄화력발전소 추가 건설 계획에 대한 입장을 확인해 그 결과를 발표한 바 있는데, 현재 예정된 석탄화력발전소 확대 정책에 대해 새누리당만 찬성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녹색당 등은 온실가스와 초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석탄화력발전소를 축소하자는 의견을 냈었다.
요즘 미세먼지 공포에 마음을 졸이며 맘껏 숨도 못 쉬는 날들이 많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직전 주말에도, 선거 끝난 직후에도 미세먼지 농도가 높았다. 유세와 홍보 활동 다니느라 거리에서 미세먼지에 많이 노출될 수밖에 없었던 후보들은 목이 더 아팠을 것이다. 그런 만큼 당선된 뒤에는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 줬으면 좋겠다. 유권자들의 뜻에 따라 유권자들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에너지 정책을 위해 힘써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