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국회의원 선거를 하루 앞둔 12일 오전 8시 경기 부천역 일대는 총성 없는 전쟁터였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후보와 선거운동원 7명은 부천역 지하상가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을 향해 유세를 펼쳤다. 김 후보 일행 뒤로는 경기도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부천시 바선거구에 출마한 강병일 후보와 선거운동원들이 인사를 이어갔다. 강 후보는 김상희 국회의원의 보좌관을 지냈다. 김상희 후보와 접전 중인 새누리당 차명진 후보의 아내 서명희씨도 같은 공간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부천역 광장에선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후보 선거운동원들이 로고송에 맞춰 율동을 선보였고, 새누리당 이음재 후보의 유세 차량의 확성기에선 지지 연설이 흘러나왔다.
‘소사댁 김상희’라고 적힌 파란색 옷을 입은 김 후보는 이날 출근길 주민들을 상대로 오전 9시까지 3시간 가까이 인사를 이어갔다. “소사댁 김상희입니다” “잘 다녀오세요” “도와주세요, 감사합니다”라고 말을 건네며 연신 허리를 90도로 숙였고, 미소로 화답하는 시민들의 손을 두손으로 꼭 잡고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얼굴이 익은 시민들에겐 두손을 흔들며 손인사를 건넸고, 지지자들은 다가와 김 후보의 어깨를 두드리거나 주먹을 불끈 쥐고 ‘화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시민들이 보이지 않을 땐 가끔씩 손으로 아픈 다리를 주무르기도 했지만 시민들이 나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허리를 숙였다. 연일 이어지는 강행군 탓에 지칠 법도 하지만 그에게는 피곤해할 시간도 없는 듯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경기 부천 소사는 전·현직 의원이 맞붙는 리턴매치 지역이다. 부천 소사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3선을 한 뒤, 차 후보가 내리 배지를 단 새누리당 텃밭이었다. 하지만 4년 전 김 후보가 차 후보에게 6994표(7%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비례대표로 지역구에 내려와 이 지역 최초 여성 의원 타이틀을 거머쥔 것이다. 이번에는 탈환을 꿈꾸는 차 후보에 맞서 지역 수성을 위해 밤낮없이 뛰고 있다. 하지만 현재 선거구도상 ‘일여다야’로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국민의당 김정기 후보와 정의당 신현자 후보는 완주를 다짐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일여다야 구도가 현실이 되면서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유권자만 보고 가겠다”면서 “선거날 지지자들이 투표에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날 출근길 인사를 마친 그는 선거구내 골목 유세를 위해 또 다시 차에 올랐다.
김 후보는 이화여대 약대를 졸업하고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운영위원을 역임하는 등 30여년간 여성·환경 운동에 주력해온 시민운동가 출신이다. 19대 전반기 국회에서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을 지내며 아동성폭력방지 특위를 만들어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