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강력 규탄
“성소수자 인권 침해하고 모독하는 혐오 발언 일삼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과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정치연구소 등 여성단체는 11일 성명을 내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겨냥해 “지역주의 조장과 종북이데올로기를 확산하고, 반인권·성차별적 발언을 일삼으며 한국 사회를 분열시키는 반애국적, 반시민적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김무성 대표는 최근 이어진 4·13 총선 후보 지원유세에서 연일 색깔론을 제기하고,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 발언을 거듭했다. 김 대표는 서울 송파병 김을동 후보 지원유세에서 상대 후보인 더민주 남인순 후보를 겨냥해 “군에서 동성애를 수용할 수 있는 군법을 발의했다”며 “동성애는 인륜을 배반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군에서도 이런 행위를 하면 군 기강이 어떻게 되겠느냐”고 말했다.
또 “이 지역 야당 후보는 시민단체에서 활동한 인사”라며 “말로는 시민을 위한 단체이지만 실제로는 반애국적, 반민생적이라고 볼 수 있는 활동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남 후보는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를 지냈다. 남 후보는 11일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에 김 대표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여성단체는 “김무성 대표는 인권을 침해하고, 자유를 짓밟으며 그로써 한국 사회의 창의성을 소진하고, 차별과 분열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장본인”이라며 “이렇게 소속 정당의 당헌을 위배하고 차별 금지에 대한 윤리강령도 지키지 못하는 이는 공당의 대표가 되어서도 국회의원이 되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의 윤리 강령 제20조(차별 금지)에는 ‘당원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 나이, 종교, 출신지, 국적, 인종, 피부색, 학력, 병력(病歷), 신체조건, 혼인ㆍ임신 또는 출산 여부, 가족형태 또는 가족상황, 정치적 견해, 실효된 전과, 성적(性的) 지향 등을 이유로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어떠한 차별도 하지 아니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들 단체는 여성단체 관련 발언에 대해 “여성운동이야말로 여성 인권 신장을 위해 활동해온 시민사회의 응집된 노력”이라며 “여성운동은 한국의 독재 정권의 종지부를 찍게 하는 민주주의의 견인차였으며, 성희롱·성폭력의 법제화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민주주의의 토대가 됐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저출산 원인의 핵심축인 보육·돌봄의 제도화를 강력히 주장함으로써 한국의 미래를 튼튼하게 하고, 무력을 통한 안보가 아니라 대화를 통한 상생을 주장함으로써 한국의 군사적 긴장을 평화체제로 이행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라며 “집권 여당의 대표이자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최대 공당의 대표가 이러한 여성운동의 지난 역사를 반애국적, 반시민적이라 폄하하는 것은 한국 사회의 시계 축을 독재 시대로 되돌리는 용납될 수 없는 반민주적 언사”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