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식이 밴드 리더 사과문 발표 후에도 논란 이어져
여성위, 당 차원의 논의와 조처 촉구
정의당이 여성 혐오 논란에 휩싸인 인디 밴드 ‘중식이 밴드’와 손잡고 4·13 총선 테마송을 발표해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이에 정의당 여성위원회가 공식 사과하고 당 차원의 논의와 조처를 촉구했다.
여성위는 2일 정의당 홈페이지 당원게시판을 통해 ‘중식이밴드 논란에 대한 여성위원회의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클릭).
여성위는 “중식이 밴드 선정 과정에 대해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며 “협약으로 인해 야기될 문제들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점, 당을 책임지는 입장에서 함께 고민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반성한다. 정의당이 진보정당답게 성평등한 가치관을 발전시켜야 하는 곳이라고 믿기에 더 실망하고 분노한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여성위는 “총선용 테마송으로 채택한 노래가 아니더라도 중식이 밴드의 자작곡 일부가 대중이 보기에 성차별적이며, 여성을 대상화한 내용이 있음은 명백하다”며 “당은 이번 협약을 맺는 과정에서 좀 더 신중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공당으로서 당의 사업이나 홍보자료, 발언 등은 모두 정치적 의미를 갖고 있다. 당이 책임을 지는 것이 맞다”며 이번 논란에 대한 당 차원의 논의와 조처를 촉구했다.
앞서 정의당은 지난달 29일 중식이 밴드의 노래 3곡을 총선 공식 테마송으로 사용한다고 발표했다. 발표 후 “여성혐오 가사를 쓴 밴드가 ‘청년을 대표하는 목소리’?” “여성혐오에는 눈감고 청년 빈곤과 노동 문제만 봐 달라는 건가?” 등 비난이 쏟아졌다. (관련기사 : [단독] “여성혐오 밴드가 ‘청년의 목소리’?” 정의당 공식 테마송 논란)
이에 중식이 밴드의 리더인 정중식 씨는 1일 자신의 블로그에 사과문을 올렸다(클릭). 정 씨는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고려하지 않은 점, 남녀가 느끼는 사회적 갈등을 각각 동등하게 배분하지 않았던 점, 사회적 갈등을 가지고 있는 여성의 예로 성노동자만을 선택해 가사를 만든 점” 등에 대해 사과했다.
정 씨는 “제 노래는 제 피해의식에서 표출됐다. 여성 비하 의도는 없었다”며 “여성혐오성으로 의심되는 노래를 부른 것은 중식이 밴드지 정의당이 아니다. 정의당을 지지하시는 많은 여성 유권자 여러분, 정의당을 떠나가시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썼다.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여성신문에 “여성 혐오 논란을 미리 확인하지 못해 죄송하다”면서도 “협약 철회는 어렵다. 앞으로 여성 정책 등을 통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당 게시판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엔 정의당 지지 철회 선언, 당의 공식 사과와 협약 철회를 촉구하는 글 등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