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화를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옛 선비들처럼 누운 채 백두대간의 장대한 풍광을 감상해 보면 어떨까. 오는 4월 2일부터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디자인둘레길에서 ‘백두대간 와유’ 특별전이 열린다.
‘와유(臥遊)’는 그림을 감상하며 어느새 그림 속으로 유랑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는 것, 풍경과 나 사이에 거리가 사라지는 상태를 뜻한다. 중국 남북조시대 송나라의 화가인 종병(宗炳, 375~433)이 나이가 들어 외출하지 못하자 집 안에 그림을 걸어놓은 채로 누워서 감상했다는 것에서 유래했다.
디자인둘레길은 DDP에서 가장 긴 전시관(533m)으로, 백두대간 수묵화를 누워서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번 전시에서 공개될 ‘강산여화’는 백두대간을 다룬 작품 중 국내 최대(最大) 규모다. 문봉선 작가가 백두산 천지에서 지리산 천왕봉까지 1625㎞ 구간 중 북한에 있는 산맥(백두산에서 금강산까지)을 제외한 나머지 구간을 폭 1m, 길이 150m짜리 두루마리(卷) 한지에 수묵으로 그린 작품이다.
한국의 산과 계곡을 본떠 만든 구릉 모양의 의자 ‘자리’도 전시관 곳곳에 비치된다. 가구 디자이너 하지훈의 작품으로 누워서 산수화를 감상 할 수 있도록 했다.
백두대간의 지리와 자연, 역사도 살펴볼 기다. 신경준의 ‘산경표’, 신영복의 ‘금강산 사색’ 등 산 관련 글 10선, 임흥빈, 박채성 등 산악 사진가 10명의 백두대간 사진 10선, 백두대간에서 자생하는 동식물 일러스트레이션 등 문사철 자료 3종 30점도 함께 선보인다.
서울디자인재단은 이번 전시 관람객을 대상으로 ‘그림 속 백두대간의 지형, 명승, 사람 찾기’ 이벤트를 연다. 미션을 완료하면 이번 전시 아트상품을 받을 수 있다. 한국화가 문봉선과 소통할 수 있는 ‘백두대간에 부는 바람’ 토크 행사도 전시 기간 총 4회 열린다. 자세한 내용은 DDP 홈페이지(www .ddp.or.kr)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