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목해야 할 여성운동 다섯

일상과 문화로 들어와 다양한 장르로 진화

 

엠마 왓슨의 북클럽 이벤트로 열린 글로리아 스타이넘 인터뷰 동영상 중 한 장면.
엠마 왓슨의 북클럽 이벤트로 열린 글로리아 스타이넘 인터뷰 동영상 중 한 장면.

1995년 베이징 선언 이후 20년, 여성운동의 흐름도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분야별 양성평등 확립과 여성인권 보호가 과거 여성운동의 주된 목표였다면 이제는 여성운동을 일상으로 가져와 남녀가 함께 이뤄가야 할 때다. 미국의 인터넷 뉴스 사이트 버슬은 최근의 여성운동의 흐름을 소개하며 올해 주목해야 할 여성운동 5가지를 선정했다. 여성들의 권리를 찾기 위한 투쟁적인 여성운동에서 벗어나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문화 운동, 뮤직 페스티벌 등 다양하게 변화하는 여성운동을 엿볼 수 있다.

 

엠마 왓슨의 북클럽 사이트 초기 화면.
엠마 왓슨의 북클럽 사이트 초기 화면.

첫 번째로 주목해야 할 것은 유엔 여성 친선대사로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배우 엠마 왓슨이 시작한 ‘엠마 왓슨의 페미니스트 북클럽’이다. 왓슨은 올해 1월 서평 사이트 ‘굿리즈닷컴(goodreads.com)’ 내에 ‘책장 공유(Our Shared Shelf)’라는 이름의 클럽을 개설하면서 북클럽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가입 회원수는 12만3000여명에 이른다.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길 위의 인생’을 시작으로 앨리스 워커의 ‘컬러 퍼플’과 벨 훅스의 ‘올 어바웃 러브’에 이어 4월 1일부터 케이틀린 모란의 ‘진짜 여자가 되는 법’을 주제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국내에는 다소 생소한 ‘디스크우먼(Discwoman)’은 2014년 뉴욕 브루클린에서 이틀간의 음악 축제로 시작해 남성 중심적인 일렉트로닉 음악계의 여성 음악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에이전시로 발전했다. 지난 2년간 큰 성장을 보인 디스크우먼은 150여명의 디제이, 프로듀서와 함께 미국뿐만 아니라 푸에르토리코, 멕시코 시티, 토론토 등 다양한 지역에서 이벤트를 개최했다.

공화당 경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을 향해 질주하는 동안 딸인 이반카 트럼프는 지난 1월 ‘일하는 여성들(#WomenWhoWork)’ 캠페인을 시작했다. 전직 모델이자 디자이너로 트럼프 그룹의 부사장을 맡아 활동 중인 그는 웹사이트 소개글에서 “여성들에게 자신이 원하는 삶을 만들어가도록 영감을 주는 것이 이 캠페인의 목적”이라고 소개한다. 다양한 직업의 여성들에 대한 인터뷰와 함께 커리어, 기술, 스타일 등에 대한 조언을 제공하며 과거와는 다른 모습의 현대의 일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조명한다.

 

‘피메일 콜렉티브(Female Collective)’가 제작, 판매하는 티셔츠들.
‘피메일 콜렉티브(Female Collective)’가 제작, 판매하는 티셔츠들.

26세의 캔디스 릴스가 인스타그램에서 시작한 ‘피메일 콜렉티브(Female Collective)’는 SNS 시대의 새로운 여성운동이다. SNS 상에서 위트 있는 페미니즘 발언으로 화제를 모은 그는 ‘네 자궁에나 신경 써(Mind your own uterus)’, ‘여성이 일어나면 나라가 일어난다(The rise of the woman=The rise of the nation)’ 등 센 구호의 티셔츠로 눈길을 끌었으며 홈리스 여성들을 위한 브래지어 기부 운동 등 색다른 이벤트를 벌이며 활동을 넓혀가고 이다.

한편 지난해 ‘헝거 게임’의 배우 제니퍼 로렌스가 레나 던햄의 상담 사이트 '레니(Lenny)'에 올린 글에서 할리우드 여배우들의 출연료가 동료 남자배우보다 훨씬 적다고 폭로하면서 시작된 할리우드의 동일임금 투쟁은 올해도 계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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