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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사랑 보여준 ‘중국의 양심’

‘중국의 양심’이라 일컬어져왔던 송경령 전기 '20세기 중국을 빛낸 위대한 여성, 송경령' 상·하(한울, 각권 2만5천원)가 번역·출간되어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송경령과 깊은 교분을 맺었던 이스라엘 엡스타인이 쓴 이 책은 전후 중국에서 출판된 전기 가운데 10대 걸작의 하나로 꼽힐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손문의 부인이었던 송경령이 1980년대 이후 다시금 주목받는 이유는 그가 20세기 주요한 사건들과 관련되어 있고, 조국의 해방과 건설을 위해 싸워나간 그의 삶 자체가 20세기 중국사를 생생히 보여주는 텍스트가 되기 때문이다.

1893년에 태어나 1981년 사망한 그는 긴 생애를 통해 어떠한 국가든지 다른 나라를 힘으로 지배하려는 기도에는 저항했으며, 평등한 입장에서의 협력관계를 주장하였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핵심을 이루는 것은 애국심, 즉 조국과 인민에 대한 사랑과 존경이었다. 그에게 있어 국가는 전 국민을 의미하는 것으로, 결코 상층에 속하는 몇몇이 아닌 고생하는 인민 대중 전체를 포함하는 것이었다. 또 그는 청년기에서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국가발전의 모든 분야에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는 여성의 권리와 의무를 위해 싸웠으며, 사회가 그것을 조성할 의무가 있음을 인식시키기 위해 노력하였다.

책은 송경령을 둘러싼 시대상황과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역사적 사실들뿐 아니라 그의 세세한 사생활, 마음의 동요까지도 잘 묘사되어 있다. 이는 저자 자신이 송경령과 주고 받은 1백여 통의 편지와 저자의 부인 등에게 보낸 5백60여 통에 달하는 송경령의 편지를 통해 드러난다.

'송경령 연구'의 저자이자 권위자인 이양자 동의대학교 인문대학 사학과 교수가 한국어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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