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정보원, 406개 직업 분석
일반의사, 관제사 등 전문직도 포함
예술가, 판검사는 대체 확률 낮아
앞으로 콘크리트공과 청원경찰, 보조교사와 베이비시터라는 직무가 인공지능(AI)을 갖춘 로봇으로 대체될 전망이다. 반면 예술가, 변호사, 연예인 등 감성과 소통, 창조 능력이 필요한 직업은 대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우리나라 주요 직업 406개 가운데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을 활용한 자동화로 직무가 대체될 확률이 높은 직업을 분석해 발표했다.
분석 틀은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미래 기술의 영향을 연구하는 칼 베네딕트 프레이와 마이클 오즈번이 제안한 분석 모형을 활용했다. 이 모형에 따라 △정교한 작업이 필요한가 △비좁은 공간에서 일하는가 △창의력이 얼마나 필요한가 △예술과 관련됐나 △사람을 파악하고 협상·설득하는 일인가 △서비스 지향적인가 등을 따져 분석했다.
연구 결과 콘크리트공, 정육원·도축원, 고무·플라스틱제품 조립원, 청원경찰, 청소원과 같은 직무는 AI와 로봇으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됐다. 상당수가 단순 반복적이고 정교함이 떨어지는 동작을 하거나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손해사정인, 일반 의사, 관제사도 자동화에 의한 직무대체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반복적인 저숙련 업무뿐만 아니라, 전문성이 요구되는 인지적 업무도 인공지능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의미다.
반면 화가, 조각가, 사진작가, 지휘자, 애니메이터, 배우, 기자, 판검사, 조리사, 유치원 교사 등은 대체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감성과 창조성에 기초한 직업들이다.
박가열 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올 초 다보스포럼에 나온 ‘직업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화 직무 대체는 2020년 전후에 시작될 것이라고 한다”며 “하지만 단순 반복적인 과업(Task) 중심으로 대체되는 것일 뿐 여전히 중요한 의사결정과 감성에 기초한 직무는 인간이 맡게 될 것이므로 막연히 일자리 소멸을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직무대체 위협 근로자들이 능동적으로 적응하고 직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게 국가 수준의 생애진로개발 전문가 양성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며 “AI와 로봇을 중심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려면 교육 패러다임을 창의성과 감성, 사회적 협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직업의 자동화 직무 대체 확률은 고용정보원 홈페이지(www.kei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