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해서 완연한 봄이 되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가보다. 이럴 때 포근한 잠자리를 위해서는 전기장판이 제격이다. 아직 창고에 넣지 못한 전기장판을 꺼냈다. 매트를 닦고 설치를 하려는 데 부모님께서 ‘온수매트’ 이야기를 꺼내셨다. 부모님이 TV 채널을 돌리다가 케이블 광고에서 온수매트 광고를 보았는데, 전자파도 전혀 없고, 물로 순환해 몸에도 해가 없으니 이참에 언니, 동생 그리고 내 것을 하나씩 사자고 하시는 것 아닌가. 온수매트가 전기장판보다는 건강에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부모님이 “전자파 걱정 없는 온수매트”라고 소개하는 광고를 보고 바로 주문 전화를 하시겠다는 걸 말렸다. 인터넷에 동일 제품인데 더 저렴하거나 혹은 저렴하지 않아도 기능이 더욱 좋은 제품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명 포털사이트에 ‘온수매트’라고 검색하니 연관 검색어에 ‘온수매트 전자파’라는 단어가 함께 나타났다. 알고보니 2년 전에 소비자불만 고발 TV프로그램에서 온수매트 전자파와 관련해 이미 방송한 적이 있었다. 광고에선 온수매트가 마치 물로 순환하기 때문에 전자파가 전혀 나오지 않는 것처럼 홍보하지만. 실상은 광고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온수매트에는 물을 데우는 보일러라는 장치가 있고, 전기장판에는 이러한 보일러 없이 직접 장판에 전기를 내보낸다고 한다. 전기장판은 매트에서 바로 전자파가 방출되고, 온수매트는 이 보일러에서 전자파를 방출된다는 것이다. 제조사 별로 판매중인 온수매트 제품의 전자파를 측정해 보니, 24.5mG(밀리가우스)에서 최고 2119.7mG 까지 차이가 컸다. 이러한 전자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어지럼증, 두통 등을 호소하게 되고, 임산부나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과 노약자들에겐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고 한다.

물론 보일러를 30cm 이상 신체에서 떨어트려 놓으면 그 전자파가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실제 광고에선 이에 관한 어떠한 언급과 주의사항도 없었다. 마치 전자파가 전혀 발생되지 않는 것처럼 광고를 하고 있었고, 이는 곧 소비자를 우롱하는 기만광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온수매트 판매업자들은 소비자들에게 전자파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온다는 것을 솔직히 이야기하고, 몸에 전자파가 닿지 않는 방법을 이야기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광고만을 믿고 제품을 구입하는 것은 과대 과장광고의 피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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